지난해 새단장된 LA지역 독립운동의 산실인 대한인국민회관 기념관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 김영렬 장로가 옛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승관 기자>
광복절 기획 시리즈 - 미주한인의 독립 운동
미주한인들의 이민사는 독립운동사나 다름없었다. 이국땅에서 나라 없는 설음을 피부로 느껴야 했던 이들은 조국의 독립이 그들의 정착 이상으로 중요했다. 광복 60주년을 앞두고 조국 독립에 기여했던 미주 한인사회의 역할과 과제등을 4회에 거쳐 연재한다.
1) 한인들의 애국심
노동으로 번 주급 30%를 독립자금 보내기도
서재필·안창호 등 구국운동에 큰 도움 보태
초기 이민자들은 나라를 잃은 이민자들의 설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사탕수수 농장으로 노동 이민을 시작했던 선조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독립 자금으로 보내며 그들이 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해 조국 독립에 혼신을 바쳤다.
하와이 이민자의 후손으로 자랑스런 한인의 이름을 미국땅에 널리 알린 하와이 문대양 대법원 판사는 이민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노동으로 번 주급에서 30%를 독립 자금으로 보냈다”며 “그런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할 정도였다. 초기 이민자로 리버사이드에 정착한 박충섭씨의 아들 박운하씨도 “아버지는 돈만 생기면 신한민보 주식을 사는 등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는 데 모든 정성을 쏟았다”며 “이런 아버지의 헌신이 광복에 큰 역할을 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구한말 하와이 이민 이전에 신문물 습득을 목적으로 미국에 왔던 민족 지도자와 선구자들은 이민 선조들을 독려하며 미주 한인 독립의 불을 지폈다. 일부는 조국으로 돌아가 광복에 투신했다. 이 땅에 남은 선조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독립운동을 펼쳤다. 지리적 여건으로 항일운동에 직접 나서지는 못했지만 지도자를 후원하고 독립자금을 모으는 데 집중했던 것이다.
1910년 안중근 의사 변호비용 1,500달러를 모아 블라디보스톡으로 전송했고, 1914년에는 기아에 허덕이는 서간도 지역 동포들에게 600달러의 의연금을 보냈다. 1919년에는 미국을 방문한 대한적십자사 이희경 사장에게 1만300달러를 모아줬고, 같은 해 중가주 지역 농부들은 애국금으로 4만2,000여 달러를 적립했다. LA의 대한인국민회관에서 발견된 사료에는 해방되기 전까지 미 전국에서 독립 자금을 위한 발행된 공채를 구입한 한인들의 명부가 수만여점에 달할 정도다.
이민사 전문가들은 이름도 없이 사라져 간 초기 이민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서재필, 안창호, 이승만, 박용만 같은 선각자들이 한·미·중을 오가며 구국의 큰 뜻을 펼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데 한 목소리를 낸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한국에서 미국의 독립운동 자금지원이 액수면에서 크지 않았다는 일종의 자금 비율적 관점으로 평가돼 비하되고 있다는 점이다.
광복을 가로막는 방해자에 대한 물리적 시위도 마다하지 않았다.
1908년 3월23일 장익환, 전명운 두 독립지사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의 외교고문으로 있던 미국인 더함 스티븐슨을 저격했고 한인 사회는 구명운동을 위해 7,000여 달러의 기금을 모으는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신한민보, 합성신보, 신한국보, 국민보, 공립신보 등 항일언론은 지면을 통해 일제의 침략을 비판했고, 미 전역에 116개의 민간단체가 조직됐다.
박용만은 1909년 네브라스카주에 소년병학교를 세웠으며 안창호는 1913년 샌프란시스코에 흥사단을 설립했다. 박용만의 뜻을 이어받은 노백린은 1929년 윌로스에 한인비행가 양성소를 열어 군사운동을 계속하기도 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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