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일을 총괄하고 있는 조지 콜라조는 어린이들이 먹을 메뉴를 개선하는 데 온 신경을 쓴다. 소고기 수프도 그 중 하나다. 이 메뉴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건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조지는 샐러드 바도 들여놓았다. 또 저지방 우유도 메뉴에 첨가했다. 다진 소고기를 동글납작하게 만든 비프 패티도 등장했다.
식당종사자 숙련도 낮고 장비도 신통치 않아
야채 너무 익히고 프렌치 프라이즈에 기름 좔좔
끼니 당 1달러 수준에 연간 48억개 제공 “불난 호떡집”
어린이 비만, 당뇨 급증불구 건강식 메뉴 개선은‘소걸음’
조지는 납품업자들이 보내오는 음식을 그냥 통과시키지 않는다. 일일이 맛을 보고 점검한다. 조지는 연간 1억2,500만 달러의 예산을 관장한다. 치킨에 너무 기름기가 많으면 당장 업자에 불호령이 떨어진다. 소고기 수프도 조지의 혀를 거친다. “너무 짜다”는 품평에 업자는 소금기를 줄여 다시 납품했다. 학교 식당 메뉴에 대한 교육자들의 열정은 뜨겁다. 다시 말해 학교 급식에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 지적했다.
급식을 개선하자는 캠페인에는 교육자뿐 아니라 정치인, 비영리단체 봉사자들도 한마음이다. 학부모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학생들이 북적대고 시간이 촉박한 학교 급식 현황을 개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숙련도가 떨어진다. 또 장비도 열악하다. 이들이 1년에 모두 48억 개의 점심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한끼에 대부분 1달러 정도다. 그러다 보니 야채를 너무 익히거나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프렌치 프라이즈가 단골로 식단에 오른다.
아이들은 맛이 없는 학교 급식 대신 학교 주변의 맥도널드, 피자헛 등을 선호한다. 그리고 교내에 설치된 벤딩 머신에서 소다와 캔디를 먹는다. 결국 “우리가 제공하는 학교 급식이 바로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어린이 비만과 당뇨가 급증하면서 학교 급식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많다. 물론 간단한 사안은 아니다. 일부 학생들과 부모들은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해주는 음식도 경우에 따라 건강식이 아닌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부모가 생계를 위해 바삐 뛰는 가정에서 이런 일이 잦다. 게다가 패스트푸드 업계는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TV광고에 연간 30억 달러를 투입한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 캘리포니아 16개 학교에 신선한 야채를 식단에 올려놓은 앨리스 워터스는 “읽기나 쓰기로 학생들에게 건강식을 먹어야 하는 필요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습관은 평생 가는 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영국 런던 교외의 학 학교 식당 주방장 제이미 올리버는 지난해 영국정부를 설득해 전국 급식 개선 예산으로 5억 달러를 받아냈다. 그는 “이제는 미국 차례“라고 했다.
학교 급식을 개선하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뉴멕시코 산타페의 한 식당주인 린 워터스는 약 10년 전 설 구워진 피자 대신 건강식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위원회에 로비 했으나 실패했다.
학교 캠퍼스 안에 조리 장소를 만들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였더니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두 좋아했지만 급식 메뉴에 올리는 것은 수월하지 않았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것이다.
돈도 급식 개선에 걸림돌이다. 벤딩 머신에서 나오는 연간 수입이 7만5,000달러에 달한다. 가뜩이나 재정이 빡빡한 학교나 교육구로서는 쉽게 이 수입원을 포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13세 아들이 집에 와서 말하는 점심 메뉴를 듣고는 깜짝 놀란 게리 허시버그는 건강식을 담은 새로운 벤딩 머신을 고안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워싱턴 지역 등의 41개교가 이를 채택했다. 그리고 수천 개 학교가 이를 주문한 상태다.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는 주정부 차원에서 급식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교내에 정크 푸드 판매를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워싱턴 등지에서는 지역 농장에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공급받는다. 3년간의 투쟁 끝에 저지방 머핀을 만들도록 했다.
벤딩 머신의 소다와 캔디를 비프 저키와 주스로 대체했다. 도리토는 금지됐지만 완전하진 않다. 구운 도리토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가치 있는 싸움이라는 게 급식 개선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아주 조금씩 개선이 된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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