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할 수 없다. 완치는 고사하고 제대로 치료도 할 수 없는 병이 있다. 치매가 바로 그것이다. 본인이나 가족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 주는 병이다. 그러나 너무 비관만 할 일은 아니다. 치매환자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이들을 관찰한 UC샌프란시스코 의료사회학과 르네 비어드 교수는 지난 1년반 임상경험을 통해 치매환자들이 어느 정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치매환자들이 처음 병에 걸린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동시에 삶의 긍정적인 부분을 인식한다. 시간을 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여행도 간다. 그리고 이러한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데 대해 감사한다. 치매는 치료할 수는 없지만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면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시사주간지 ‘US 뉴스&월드 리포트’가 최근호에서 전했다.
간략하고 유용한 ‘기억 테스트’ 의사 3분의 1만이 사용
두뇌변화 측정 통한 방식으로 치매 징후 수년 전 포착
5분짜리 약식 테스트도 여러 종류 등장, 보편화는 아직
조기진단으로 ‘맞춤식 생활’ 하나둘 준비하는 게 바람직
치매는 진단을 빨리 받아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 치매 증세가 있는지 여부를 알려면 5분이면 된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상대로 기본적인 테스트를 통해 치매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테스트를 하는 의사가 소수라는 데 문제가 있다. 그리고 치매 증세가 확연하게 나타나기 전 수년간 환자 두뇌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도 개발돼 있다.
물론 의학적으로 획기적인 예방과 치료법이 눈앞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새 기술이 치매를 다루는데 있어서 보다 나은 대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되고 있다. 치매 징후를 보이거나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것이다.
조기 진단방법으로는 ‘PET’이 있다. 기억과 관련된 두뇌의 특정부위의 에너지의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뉴욕대 연구팀이 치매 증세가 전혀 없는 50~84세 5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PET 방식으로 수년간 이들을 관찰하고 조사한 결과 19명이 치매에 연결될 수 있는 다소 약한 징후를 보였고 6명은 치매에 걸렸다. 이들 환자들의 두뇌를 변화를 살펴본 결과 치매환자들의 경우 기억 기능을 하는 두뇌의 에너지의 정도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9년간 관찰하고 측정해 보니 약한 치매 징후는 71%나 알아냈고 치매환자는 85%의 정확도로 명중시켰다. PET가 치매의 징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지만 아직 일반 병원에서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현재 병원에서 치매와 관련돼 사용되는 방식은 별 효험이 없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치매환자들이 어느 정도 증세를 보일 때 만나게 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치매에 대한 면밀한 진단을 하는 의사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기억 테스트를 하는 의사는 약 3분의1에 불과하다.
치매 약들은 조기에 복용해야 효과가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런데 치매환자들을 조기에 진단하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치매 증세를 완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병원에서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테스트 패키지는 ‘정신상태 진단 테스트’다. 이는 약 10분간 걸린다. 문제는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시간이 10분이 채 안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데 있다.
그러니 의사들이 치매환자들에게 이 테스트를 치르게 하는 게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 웨일 대학의 신경정신치료가인 헨리 브로더티 교수는 이를 보완한 3가지 테스트를 마련했다. 시간은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정신상태 진단 테스트’보다 간략하면서 정확도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하도록 할 만하다. 그리고 환자에게 기억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전문의에게 연결해 치매 여부를 진단하도록 하면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으면 충격을 받는다. 두려워하고 동시에 수치심을 느낀다. 일례로 운전면허증을 잃을 것을 염려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한 환자는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전혀 외롭지 않다”고 했다.
다른 환자는 “내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확실하게 아는 것은 속을 시원하게 해주고 내가 그에 대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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