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도 주목하는 유스 코트 (Youth Court)
유스 코트(Youth Court)에서는 틴에이저들이 재판을 꾸려나간다. 그러나 절대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된다. 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은 일반 법정이나 다를 바 없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뉴욕 콜로니에 있는 유스 코트를 소개했다. 청소년들이 피고, 검사, 변호사, 판사가 되고 배심원이 되어 뜨거운 공방을 벌이는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잘못 인정하는 어린 경범자 계도 위해 13-18세들이 전담
보통 한시간이면 마무리, 평균 재판비용도 480달러 불과
대학진학, 취업 고려해 커뮤니티 봉사형으로 ‘기록 말소’
재범방지 효과 인정, 1994년 78개서 10년만에 1,035개로
사라 카(16)는 검사 역을 맡았다. 피고는 앤드류 G(17)다. 사라가 앤드류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피고는 자신이 한 일이 나쁘다는 것을 몰랐습니까?” 앤드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앤드류는 월마트에서 4달러97센트짜리 스타워즈 배우사진 카드를 훔쳤다. 이는 경범죄에 해당한다. 동시에 배심원 역을 하는 고교생 친구들에게는 엉뚱한 행위로 비쳐졌다. 콜로니의 유스 코트에서는 변호사나 배심원도 모두 청소년이다. 이 법정에 들어서는 어른은 부모, 경찰, 피해자 등이다. 유스 코트에는 초범이고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19세 미만의 피고만이 들어설 수 있다. 물론 죄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형량은 커뮤니티 봉사형이 대부분이다. 감방생활은 절대 하지 않는다. 죄 값을 치르면 선고된 죄목은 99% 제거된다. 기록을 깨끗이 해야 대학 입학이나 취업 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스 코트는 바로 이를 배려한 곳이다.
유스 코트는 미국 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1994년 78개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1,035개나 된다. 학교에서 관리하는 경우가 있고, 경찰서나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유스 코트에서 다루는 케이스는 연간 10만개를 상회한다. 유스 코트는 기존의 형사 범죄를 다루는 법원의 숨통을 트이게 해 주는 동시에 가벼운 죄를 범한 청소년들에게 반성과 개선의 기회를 준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또래가 재판을 주관하는 법원의 개념은 1947년 오하이오 맨스필드에서 비롯됐다. 자전거를 훔친 청소년 재판을 또래들이 맡으면서 주목을 끌었다. 현대식 유스 코트는 1970년대 초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일부 도시가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근 수년간 이 시스템은 경찰이나 지방단체들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일반 재판과정을 거치면서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고 비행 청소년들의 바른 길로 이끄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소년 범죄 케이스를 기존의 법원에서 다루면 보통 2만1,000달러에서 8만4,000달러가 든다. 집행유예를 하더라도 1,635달러가 소요된다. 그런데 유스 코트에서 케이스를 다루면 평균 480달러면 충분하다. 배심원 심의시간을 포함해 1시간 내에 모든 재판이 종료된다.
폭주하는 케이스에 짓눌려 형식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일반 법원에서 다루는 것보다 유스 코트에서 다루면 사건의 본질과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 대책을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잘못을 저지른 청소년에게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일깨우고 사회가 항상 청소년들을 보듬으려고 한다는 인식을 주게 된다.
피고만 교훈을 얻는 게 아니다. 8주간 재판절차 등에 대해 훈련을 받게 되는 자원 원고, 검사들도 많은 것을 배운다. 배심원, 판사, 법원 집행관 등 역할도 있다. 배심원은 7~12학년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형량을 잰다. 30~60시간의 커뮤니티 봉사형이다. 공원을 청소하고 경찰 순찰차를 닦고 무료급식 기관에서 일한다. 죄질에 따라 봉사형과 그 시간이 달라진다. 콜로니 유스 코트에서는 다른 케이스에서 배심원 역할을 해도 죄가 면해진다. 죄를 짓고 벌을 받은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이라 배심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고안된 것이다.
스타워즈 카드를 훔친 앤드류 사건을 심의중인 배심원 스티븐 맥 캔(13)은 17살인 피고가 아직도 카드를 갖고 논다는 사실이 궁금했다. 배심원 대표는 앤드류가 자신의 죄를 부모에게 먼저 고백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이 한마디씩 했다. 그리고는 배심원은 평결을 내렸다. 30시간의 커뮤니티 봉사형과 월마트에 사과편지 보내기. 배심원 맥캔은 “다시는 앤드류가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앤드류가 그러한 유혹을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