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미 전국의 도시들에 주민이 몰리면서 붐을 형성하던 풍광은 이제 옛일이 돼 가고 있다. 2000년 이후엔 이러한 현상은 다시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1990년대에는 대도시 가운데 인구가 감소한 곳이 36개였으나 2000년대 들어 이 수치는 68개로 늘었다. 이러한 추세가 2010년까지 계속된다면 인구 10만 명이 넘는 도시의 4분의 3이 1990년대보다 빠른 인구이동을 겪게 될 것이라고 USA투데이가 연방센서스국의 자료를 토대로 보도했다.
1990년대 인구 증가로 힘 받던 ‘대도시 르네상스’ 기세 꺾여
주거 및 노동환경 악화, 테러위험, 창업 규제 등으로 전출 가속
샌프란시스코 2000년 이후 4년간 인구 4.2% 감소 전국 1위
소도시들 ‘반사이익’… 붐타운 상위 10곳 중 캘리포니아에 4곳
큰 도시보다는 외곽지역의 작은 도시들이 번창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1990년대 말 대도시의 르네상스를 전망하던 전문가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람들은 복잡한 대도시에서 하나둘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2000-2004년 사이 인구가 감소한 인구 10만 명 이상의 대도시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샌프란시스코는 4.2%가 줄어 톱을 기록했다. 세인트 폴과 보스턴이 3.4% 감소로 공동 2위, 앨라배마의 모빌이 3.2% 감소로 4위, 텍사스의 비치타 폴스가 3.1% 감소로 5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니베일 2.9%, 데일리시티 2.9%, 툴사 2.4%, 미네아폴리스 2.3%, 게인스빌 2.3%, 사우스벤드 2.3%, 드모인스 2.3%, 인디펜던스 2%, 레이크우드 2%, 베이튼루즈 1.9%, 콜럼버스 1.8%, 알링턴 1.8%, 솔트레익시티 1.7%, 그린베이 1.6%, 로웰 1.4%, 그랜드 레피즈 1.4%, 멤피스 1.2%, 시카고 1.2%, 애빌린 1% 등으로 인구 감소현상을 보였다.
이 기간 중 1% 미만의 주민감소를 보인 대도시는 토피카(0.9%), 스프링필드(0.9%), 히알리(0.8%), 슈레비포트(0.7%), 케임브리지(0.6%), 포트웨인(0.5%), 프레몬트(0.5%), 앤아버(0.4%), 저지시티(0.4%), 몽고메리(0.4%), 오클랜드(0.4%), 햄튼(0.3%), 클리어워터(0.3%), 알렉산드리아(0.1%) 등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대도시의 주택난이 그 중 하나다. 대도시에는 집을 지을 땅이 제한돼 있고 인구가 많아 집 값이 치솟는다.
외곽지역으로 주민이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은 여전히 살 만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비싼 집 값 때문에 주민들이 보금자리를 옮기고 있다. 이민 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대도시들은 1990년대 초부터 독신자, 동성애자,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손짓을 보냈다. 이들을 주민으로 받아들이려고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다. 이민자들도 대도시 진입을 바랐지만 토박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반이 열악한 탓에 대도시 진입에 애를 먹었다.
이민자들은 차선으로 외곽지역에 보금자리를 잡게 됐다. 소도시 붐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시카고는 대도시 인구감소를 여실히 드러낸다. 1990년대 시카고 전출주민이 전입주민보다 17만1,000명 많았다. 그나마 당시에는 사망자보다 출생자가 많아 전출인구를 보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0-2004년에는 인구가 1.2% 줄었다.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14만 명 많았는데 출생률이 저조해 이를 보전하지 못했던 것이다.
시카고 외곽지역인 줄리엣, 오로라, 네이퍼빌은 주민이 각각 21.4%, 16.4%, 8.9%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시카고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플로리다의 포트 세인트 루시는 지난 1년간 주민이 12%나 급증했다. 인구 10만 명 이상인 전국 251개 도시 가운데 가장 빠른 인구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도시 붐 현상은 주택가격 상승과 이민자 패턴만이 아니다. 다른 이유도 있다. 9.11 이후 사람들은 신변안전을 염려하기 시작했다. 테러의 타깃이 될 수 있는 대도시보다 작은 도시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고층빌딩이 많고 주민이 많으면 테러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벤처기업 붕괴로 대도시가 큰 타격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이 대표적이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외곽 소도시로 옮겨갔다. 또 대도시는 사업하는데 행정적인 제한이 많다는 점도 대도시 르네상스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사람들이 조건이 까다롭지 않는 소도시에서 창업하기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지난 1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주민이 증가한 상위 25개 소도시 가운데 19개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애리조나, 네바다에 있으며 10개가 캘리포니아에 있다. 또 상위 10개 소도시는 캘리포니아가 4개, 플로리다 3개, 애리조나 2개, 네바다 1개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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