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관광대신 ‘수술 선물’ 장·노년층에 인기
외모 중시 경향 반영… 매년 10%이상 급증세
주름살 펴드릴게요, 상꺼플 해 드릴게요
최근 이모(57ㆍ여ㆍ서울 서초동)씨는 친구 남편의 개인병원에서 코를 세우고 눈에 쌍꺼풀을 만드는 성형수술을 받았다. 코 수술에 200만원, 쌍꺼풀 수술에 100만원 정도 든 비용은 아들과 딸이 부모 결혼기념일 선물로 지불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권하기도 하고, 나이 먹어도 곱게 보이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들어 성형수술을 하게 됐다”며 “친구들 중에도 요즘 효도관광 대신 자녀으로부터 성형수술을 선물로 받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외모를 중시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얼굴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던 장ㆍ노년층도 쌍꺼풀, 눈밑 지방제거, 레이저 박피 등 다양한 성형수술을 받고있다. 자녀들은 현금이나 관광 등 기존의 효도선물 대신, 솜씨 좋은 성형외과를 소개하고 비용을 대고있다.
박모(38ㆍ경기 용인)씨는 지난달 아버지(72)에게 얼굴에 난 20여개의 점과 검버섯을 제거하는 ‘효도 성형수술’을 선물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나이 들수록 피부가 안 좋아지고 외모도 전체적으로 우중충해지는 듯 하다고 자주 푸념을 하셔서 수술을 권하게 됐다”고 동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총 40여만원이 들었지만 수술 후 주위로부터 ‘밝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아버지께서 기뻐하셔서 일회성에 그치는 효도관광 등 다른 선물을 했을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 장안평 국광식 성형외과 원장은 “60세 이상 노인 고객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사업이나 영업활동 등 사회생활을 계속 하시는 분들 뿐 아니라 단지 외모를 돋보이게 하고 싶어서 성형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에 따르면 50대 이상 장ㆍ노년층의 성형수술은 2~3년 전에 비해 30~40% 정도 늘었고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노인정에서 만난 김모(72ㆍ여)씨는 “30여명 정도 모이는 우리 노인정에서 자녀의 권유로 성형수술을 받은 사람이 5,6명이나 된다”며 “친구들을 만나면 수술을 해준 아들 딸에 대한 자랑이나 좋은 병원에 대한 정보가 중요한 화제거리가 된다”고 말했다.
한국노인의 전화 관계자는 “황혼이혼이나 사별 등의 이유로 홀로 된 노인들을 중심으로 이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은퇴 후 새 직장을 찾으려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노인들도 외모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무리한 성형수술을 하려다 자녀들과 마찰을 빚거나 수술 후 회복이 늦어져 후유증에 시달리는 노인도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신기해 기자 shinkh@h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