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3-3의 군형을 깬 결승 솔로홈런을 친 블라드미어 거레로(뒤쪽)가 3루 베이스를 도는 것을 박찬호가 허탈하게 지켜보고 있다.
홈런 2방 등 5이닝 5실점…레인저스 5-9로 패배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1)가 애나하임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최고인 시속 95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는 위력적인 구위에도 불구, 패전의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박찬호는 올해 에인절스와의 3번째 대결에서 전패를 당했다.
17일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레인저스의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5이닝동안 홈런 2방을 포함, 9안타로 5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돼 시즌 6패(3승) 째를 당했다. 삼진 2개를 잡았고 포볼과 몸 맞는 볼을 1개씩 내준 박찬호는 103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익 57개를 기록했고 시즌 방어율은 5.92(종전 5.72)로 높아졌다. 이로써 박찬호는 시즌 6패 가운데 절반인 3패를 에인절스에 당하게 됐고 에인절스 선발 바톨로 콜론(16승11패)과의 선발 맞대결에서도 3연패를 당했다. 에인절스는 3-3 동점이던 5회말 블라드미어 거레로와 트로이 글로스의 솔로홈런으로 5-3 리드를 잡은 뒤 콜론의 역투를 타고 9-5로 낙승을 거뒀다.
비록 패했지만 구위만큼은 레인저스 입단 후 최고였다고 해도 될 만큼 좋았다. 직구 최고구속이 수시로 시속 95마일을 찍었고 볼 끝도 살아 꿈틀거렸으며 대부분 볼이 낮게 깔려 들어가거나 솟구쳐 오르는 등 제구력도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너무 강했다. 메이저리그 팀 타율 1위를 자랑하는 에인절스 타선은 구위에 밀리는 듯 하면서도 끈질기고도 집요한 승부로 쉽게 물러서지 않고 박찬호를 괴롭혔다. 특히 거포 거레로는 이날 5회말 승부의 저울추를 에인절스쪽으로 기울게 한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 3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박찬호에게만 3패를 안긴 콜론의 역투도 눈부셨다. 콜론은 1회초 레인저스에 솔로홈런과 투런홈런을 얻어맞아 3점을 내주는 부진한 출발을 보이며 곧 무너질 듯 했으나 2회부터 갑자기 특급 에이스로 돌변, 다음 6이닝동안 레인저스 강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차단하는 인상적인 피칭으로 승리를 따낸 것. 박찬호로선 상대가 한 수 위였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패배였다.
박찬호는 레인저스가 1회말 행크 블레이락의 솔로홈런과 마크 테세라의 투런홈런으로 3-0 리드를 안겨 줘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위력적인 구위에도 불구, 에인절스 타선을 침묵시키지 못했다. 첫 타자 데이빗 엑스타인에 중전안타를 맞은 뒤 다음 2명을 내야땅볼로 처리했으나 4번 거레로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준 것. 2회 2안타를 맞고도 실점을 면한 박찬호는 3회 첫 2명을 잘 잡고도 거레로를 막지 못한 것이 화근이 돼 2점을 더 내주고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거레로가 포볼로 나간 뒤 다음 타자 호세 기옌을 몸 맞는 볼로 내보내 1, 2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트로이 글로스와 애덤 케네디에 각각 7구와 8구까지 가는 실랑이끝에 연속 적시타를 맞고 만 것. 에인절스는 기세를 몰아 5회 끝내 뒤집기에 성공했고 그 선봉에는 역시 거레로가 서 있었다. 거레로는 가운데로 몰린 박찬호의 투심 싱커를 통타, 좌월펜스를 훌쩍 넘겨 결승점을 뽑았고 한 타자뒤 글로스가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아치를 그리며 박찬호의 패전은 굳어졌다. 거레로는 8회말에도 솔로홈런을 추가했다. 에인절스(84승63패)는 이날 시애틀 매리너스에 패한 조 선두 오클랜드 A’s(85승62패)와의 승차를 1게임차로 좁혔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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