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기대 <1>
조직 사회는 더 나은 성장을 위해 리더를 필요로 한다. 물론 그 리더는 포용력과 책임감, 앞을 내다보는 비전 등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34개 도시로 구성된 OC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들의 화합과 융화를 두 어깨에 짊어질 기관이 필요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지금까지 그 중차대한 짐은 한인회가 맡아 왔고 앞으로도 한인회는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이같은 소임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한인들의 의견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잘 해야 본전’인 한인회장을 왜 하느냐고 뒤에서 수군거리면서도 누가 한인회장을 맡을 것인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18대 한인회장 선거는 올해 들어 OC 한인사회 최대 이야깃거리였다. 박주철·안영대씨 등 2명의 후보가 등록, 14년만에 처음 경선으로 치러질 뻔했기 때문이다. 선거는 우여곡절 끝에 안영대 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는데 향후 한인회가 본연의 임무를 다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인회장 선거 총정리’ 시리즈를 4회에 걸쳐 게재한다.
지난해 12월이었다. 안영대씨와 박주철씨가 이틀 간격으로 차기 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표했다.
안씨는 지난 수년 동안 OC 한인회장 선거철이 되면 영락없이 후보의 한 사람으로 거론됐던 인물. 박씨는 16대 한인회에서 부회장, 17대 한인회에서 이사장을 맡았기 때문에 그의 출마선언은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이들은 공히 출마의 변을 통해 ‘한인사회를 위한 참된 봉사자’를 주창하면서 ‘선거에 끝까지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야흐로 한인회장 선거가 14년만에 처음 경선으로 치러지게 되는 대단원의 막이 오른 것. 후보들은 선거대책 본부장·후원회장을 뽑고 후원회 밤 행사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임했다.
경선을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시각은 두 갈래로 갈라졌다. 하나는 한인회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후보를 중심으로 한인사회를 양분시킬 것이라는 것. 그래도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선거는 한인회가 입후보자의 자격을 ‘한인회에서 2년 이상 이사로 봉사한 자’로 고치는 것을 검토하면서 어두운 그림자를 예고했다.
회장 선거는 한국의 정치판을 그대로 재현했다.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등 양 후보측은 죽기살기로 당선에만 목을 맨 인상을 남겼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이양구 한인회장(박주철 후보)과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안영대 후보) 간의 보이지 않는 집단적인 싸움이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그렇게 때문에 선거가 양 후보지지자들 사이에 사생결단식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여겨진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 회장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던 정창문, 정찬열, 박동우씨 등이 모두 안 후보측에 가담한 것은 이를 증명한다.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박후보의 실제 거주지가 OC가 아닌 리버사이드 카운티로 확인됨에 따라 박 후보의 등록을 무료 처리하고 선거관리 시행세칙에 의거, 안 후보의 당선을 선포함으로써 그야말로 싱겁게 막을 내렸다. 12대부터 18대까지 한인회장 선거는 경선 없이 무투표 당선되는 전력을 이어가게 됐다.
박 후보는 정확한 주거지를 밝히라는 선관위의 요청에 마지막 문장을 ‘선관위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쓴 답변서를 보냈다. 선거는 그간의 사정에 관계없이 조용히 막을 내렸음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다. 이제 한인사회의 화합을 유지하고 위상을 높이는 임무는 안 회장 당선자의 손으로 넘어갔다.
<황동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