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기 중에 달랑 99센트 상품만으로 고속성장을 일궈낸 한인기업이 있다. 99센트 스토어에 물건을 공급해주는 홀세일러 ‘JC세일즈’(대표 제임스 심). 내노라하는 대형 소매체인들이 매상 감소에 울상 짓고 있지만 ‘JC세일즈’는 지난해 4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하며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610만달러. 올해는 1억달러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한인업계 1위는 물론 캘리포니아내 2위를 지키고 있을 만큼 성장했다. 최근 ‘LA비즈니스 저널’지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LA 100대 기업’ 중 99센트 스토어 홀세일러로는 유일하게 ‘JC세일즈’를 50위에 선정했다.
▲리테일서 홀세일로
’JC세일즈’의 모태는 지난 90년 밴나이스에서 시작한 자그마한 99센트 스토어다. 이후 사업이 번창하면서 2년도 못돼 매장은 3개로 늘어났으며 93년에는 아예 홀세일까지 영역을 넓혔다.
리테일 매장이 3개정도 되다보니 창고가 필요했습니다. 버논에 1만스퀘어피트의 창고를 얻어놓고 보니 주변에 우리 정도 규모로 홀세일을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참에 아예 홀세일까지 해보자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제임스 심사장은 리테일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니드(need)를 충분히 활용했다. 매출은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 초창기에는 연 500-600%가 넘었으며 매출규모가 1,000만 달러대에 진입한 98년 이후에도 연 30-40%의 높은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99센트 상품만으로 초고속 성장 일궜죠▲고속 성장 비결
심사장은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아이템과 마음에 와 닿은 서비스를 ‘성공비결’로 꼽았다.
99센트 스토어만 운영할 때 물건을 구입하러 가면 홀세일러들이 그렇게 고자세일수가 없었어요. 심한 경우 물건 휙 던져놓고 알아서 가져가라는 곳도 있었죠.
심사장은 ‘JC세일즈’를 창업하며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부분에도 마음을 쏟았다. 고객들이 자칫 짜증나기 쉬운 픽업 섹션의 직원을 대폭 늘리고 여성이나 노인 고객들에게는 직접 물건을 실어줬다. 아침에 주문한 물건은 오후에 꼭 픽업할 수 있도록 했으며 ‘JC세일즈’ 한 곳에서만 샤핑할 수 있도록 아이템 선정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바잉’은 ‘JC세일즈’의 최대 강점 중 하나가 됐다. 각 상품별 구매 담당자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본인이 쇼룸의 한 섹션을 운영하는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바잉하라는 것이죠. 특히 고객들과 자주 대화하라고 강조합니다.
’JC세일즈’가 직영하는 리테일 업소 ‘자이언트’도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고 있다. 리테일을 거친 새 아이템의 경우 그 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홀세일러의 마진률이 13%정도로 박한 편이라 박리다매도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다. 즉 낮은 마진으로 고성장을 지속하려면 회전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JC세일즈’의 경우 1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려면 매월 1만 팔레트(pallet) 정도가 소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영철학은 ‘청지기 정신’
현재 ‘JC세일즈’의 고객 명부에는 한인과 비한인을 모두 합쳐 1,500여명의 이름이 올라있다. 그는 비즈니스에 몸을 담은 후 항상 ‘청지기 정신’을 마음속에 새긴다고 했다. JC세일즈를 찾아준 고객에 대한 책임과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고객들은 제대로 대접받았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다시 찾습니다. 고객들이 ‘이 업소에 오기를 잘 했지’라는 마음이 들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또 솔선수범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했다. 저희 업소가 아침 6시에 문을 여는데 5시 정도에 오는 손님들도 꽤 많아요. 언제부터인가 담당 직원이 ‘손님들이 너무 고생한다’며 5시에 문을 열더군요. 그 때 감동을 받았습니다.
▲초기 이민자들 도전해볼만
창업을 꿈꾸는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99센트 스토어에 쏠리는 관심도 어느 때 보다 지대하다.
99센트 스토어를 해보겠다는 사람들에겐 꼭 이민 햇수를 물어봅니다. 대개 초기 이민자들은 이 악물고 열심히 일합니다. 99센트 스토어는 아주 정직한 비즈니스라 이런 사람들에게는 노력한 만큼 리턴이 돌아오죠. 하지만 쉬는 날도 없고 너무 고됩니다. 이민 연수가 10년 이상 넘어서 어느 정도 ‘여유’를 찾는 한인들에게는 아예 권하지 않습니다.
그는 어차피 99센트 스토어의 프로핏은 렌트와 인건비가 결정한다며 지역 주민들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99센트 온리’ ‘달러 트리’ 등 미 대형업체들이 무섭게 파고들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경우 싸게 구매한다고 해도 총경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확장 계획
그는 10여년 전 99센트 스토어 업계에 발을 디뎠을 때 주변에서 ‘그 비즈니스 얼마나 가겠나’라는 냉소적 시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업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99센트 스토어용 상품을 따로 생산할 정도로 대형 매뉴팩처러들의 시각도 달라졌다.
심사장은 99센트 스토어 시장이 당분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자기 색깔을 찾는 차별화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결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올 매출이 1억달러는 될 것이라며 그간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20-30%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323)881-0099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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