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LA통합교육구 정기 교육위원회의는 참석자들이 한 한인 고교학생회장을 위로하는 어색하고 침울한 분위기 속에 끝났다.
이날 회의에 학교대표로 참석한 패어팩스고교 학생회장 박지나 양(17)이 학교의 문제점을 발표하자 로이 로머 교육감이 뜻밖에 심한 질책에 하는 바람에 급기야 눈물까지 흘린 것이다.
해야 할 말을 했을 뿐이에요. 그 자리는 각 학교 학생대표들이 문제점을 나누고 개선책을 건의하는 자리여서 정확하게 학교형편을 이야기 했어요
이번 학기에 한인학생이 전체 2,800명의 재학생 중 10%인 패어팩스고의 학생회장에 당선된 박양은 1년에 한 번뿐인 이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 몇 일 동안 교내 바퀴벌레와 쥐의 출몰 등 위생문제, 안전요원과 학생주차공간 부족 등 문제점을 꼼꼼히 챙겨 발표했던 것이라고 한다.
LA통합교육구는 부정기적으로 진행하던 학교대표 참석 미팅을 올 가을학기부터 3개교씩 돌아가며 매번 초청하고 있으며 14일이 그 두 번째 시간으로 페어팩스 외 LACES, 웨스트체스터 고교의 학생회장이 참석했었다.
먼저 지난해 발표 후 개선된 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예의를 갖춰 현재 처해 있는 문제점들을 차분히 설명했는데 갑자기 교육감께서 ‘좋은 것도 많은데 나쁜 것만 지적하느냐, 교육구를 옹호하는 것도 내 역할’이라며 감정적으로 화를 내셔서 처음엔 단순히 당황했어요. 하지만 곧 ‘학교대표로서 학교에 누를 끼친 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몰려오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라고 박양은 설명한다.
현장에 있던 교육위원들과 학생회장들은 즉시 박 양을 감싸며 교육감의 행동을 비난했고 결국 참석자들의 압력으로 교육감은 너무 강하게 말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데일리뉴스는 15일자에 이를 보도했다.
현장에 있던 마게릿 라모트 위원은 교육위원으로서 교육감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며 위로의 포옹을 나누고 똑똑하고 용기 있는 발표였다고 박 양을 칭찬했다.
또 회의시작 전 문제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발표하도록 학생들을 격려한 멀린 캔터 위원은 학교와 교육구간에 어느 정도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지만 의견을 발표하는 학생을 이렇게 몰아 세운 교육감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로머 교육감은 15일 페어팩스고교로 전화 걸어 박 양에게 최근 극도로 쌓인 스트레스로 본의와 달리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했다. 미안하다라며 사과했다고 박양은전했다.
한편 본보와의 통화 예약 확인 차 두 차례에 걸쳐 시간 조정을 시도한 교육감실 공보관의 노력에도 불구, 교육감은 끝내 전화 인터뷰를 피했다.
박양은 지난해에도 학생회 사무국장으로 교육위원회의에 참석, 패어팩스고의 화장실 위생문제 및 교육자료 부족을 지적해 화장실 수리 및 학급 컴퓨터 설치를 이끌어내기도 했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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