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5년 동안 미국인은 물론 전세계인들에게 촌철살인의 웃음을 선사해온 전설적인 코미디언 밥 호프<사진>가 27일 밤 별세했다. 향년 100세.
호프는 캘리포니아주 톨루카 레이크에 있는 자택에서 폐렴 증세로 사망했다고 그의 오랜 홍보담당자인 워드 그랜트가 밝혔다.
지난 5월 100회 생일을 맞이했던 호프는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연예인이었으며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엔터테이너로 올라 있다.
호프의 사망 소식을 접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오늘 위대한 시민을 잃었다.그는 우리를 웃게 만들고 우리의 정신을 고양시켰으며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의 죽음을 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75년 동안 변함 없는 열정을 과시해온 호프는 코미디 분야 뿐 아니라 라디오 및 텔레비전 쇼, 영화배우로도 명성을 떨쳤으며 특히 한국 등 전세계를 돌며 미군들을 위한 공연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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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호프는>
`백만불짜리 웃음’ `20세기 엔터테인먼트의 대부’ `세기의 재치가’ 이들 수식어만 봐도 27일 밤 타계한 코미디언 밥 호프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5월30일 100세 생일을 맞았던 그는 재치와 웃음으로 희망의 한 세기를 풍미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연예인이었으며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엔터테이너로 오르기도 했다.
미국의 35개 주가 이날을 기념해 `밥 호프의 날’로 선포하고, `할리우드 스타들의 거리’ 위원회로 부터 `한 세기를 산 시민(Citizen of the Century)’로 헌정되는 등 다채로운 기념식이 열릴 정도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희극배우.
그가 태어났을 때 시골 마을이었던 할리우드시는 이 날을 맞아 할리우드가( 街)와 바인로(路)가 교차하는 네거리를 `밥 호프 광장’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또한 그가 태어난 영국에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지휘 아래 각종 축하 행사 가 벌어졌다.
그는 1938년 `1938년의 대방송(The Big Broadcast of 1938)’에 첫 출연한 것을 비롯해 생전에 75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이중 50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그는 참전군인은 아니었지만 2차대전을 필두로 1950년 한국전 당시 여러차례 미군 위문공연을 한 것을 비롯해 베트남과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군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공연을 하며 전쟁에 지친 병사들을 위로했다.
1990년 걸프전 당시 87세의 나이로 사우디에서 마지막 미군 위문공연을 했던 그가 공연을 통해 위로한 병사의 수는 1천만명을 넘는다.
60년간에 걸쳐 1천만㎞를 여행하며 전세계 미군을 위한 공연을 한 호프의 애국심과 헌신을 기려 부시 대통령은 ‘밥 호프 미국 애국자상’을 제정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이글린 공군기지내에 공군참전용사 미망인을 위한 시설건립을 위해 100만달러를 기증하는 등 미군과 가족들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미 연방정부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99세 생일에 즈음해 로스앤젤레스(LA)국립묘지에 그의 이름을 딴 채플을 헌정하기도 했다.
1903년 5월29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레슬리 타운스 호프(본명)는 4살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클리블랜드에서 자랐으며, 재담가이자 무용수, 가수로 연예계에 투신해 빙 크로스비와 함께 TV드라마, 영화활동을 했다.
그는 또 60여년간 프랭클린 D. 루스벨트에서부터 빌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의 가장 반가운 귀빈이었으며, 미 의회가 수여하는 민간인 최고훈장 골드메달,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으로 부터 명예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가정적으로도 프랭크 시내트라, 빙 그로스비 등 당대 스타 대부분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94세 아내 돌로렌스와 거의 70년째 해로하면서 3남1녀를 모두 입양, NBC-TV 프로듀서로 키워내는 등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어왔다.
LA와 샌디에이고, 팜스프링스 등에 부동산 투자로 엄청난 돈을 모으고도 할리우드에서는 `구두쇠’로 통하기도 했던 그이지만 재산의 상당부분을 고아원 `호프하우스’ 등 자선사업에 기부했고, 다채로운 봉사활동으로도 유명하다.
매년초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참가가하는 캘리포니아주 라킨타 `봅 호프 클래식’은 골프광이었던 그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
말년들어 시력과 청력을 거의 잃고 거동이 불편했지만 100세 생일을 맞아서는 "너무 늙다보니 혈액형도 무효가 됐다"고 익살을 부릴 정도로 영원한 코미디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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