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라바마 몽고메리에 1만여명 규모
▶ 2005년 현대차·10여개 부품공장 완공… 대규모 한인 이주할 듯
현대자동차 현지공장 르포
현대자동차 현지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알라바마주 몽고메리시 주변에 대규모 한인 타운이 건설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물론 10여개의 한국 부품회사들이 속속 입주할 예정이고, 이들 업체에 서울에서 온 관리자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몽고메리시 현대자동차 건설현장엔 이미 한국에서 온 60여 세대의 가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인근 카운티에 입주할 한국 부품회사까지 합치면 벌써 100여 가구 이상의 한국 가족이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벌써부터 텍사스, 플로리다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이 현대자동차 입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다른 주에서 사업을 하던 한인들이 몽고메리의 사업 입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공장을 건설중이고,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적어 주재원 가족들은 한달에 한번꼴로 두시간반동안 자동차를 몰고 인근 아틀란타 한인타운으로 가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사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05년 공장이 완공될 무렵에 현대자동차와 부품회사에 서울에서 온 주재원과 한인이 근무하고, 한인 식당, 세탁소, 식품점등이 들어서면 몽고메리시 근처에 줄잡아 1만여명 이상의 한인 타운도 동시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몽고메리시에는 현대자동차 현지공장이 들어서고, 인근 카운티에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만도, 신영금속, 화상 R&A, 화신, 대한솔루션, 삼립산업, 세종, 하이스코등 한국 부품공장들이 건설되고 있다. 몽고메리 인근에는 현대자동차 2,000명을 비롯, 부품회사 4,000명등 6,000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예정이다.
몽고메리시는 직원 2명을 별도 채용, 현대 건설현장에 상주시키면서 자녀들의 입학에서 각종 행정절차까지 현대자동차 직원 가족이 미국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모든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주한미군인 남편을 따라 한국생활을 하기도 했던 몽고메리시 현대지원팀 진 샤보노 팀장은 “현대자동차 직원 가족들이 미국 생활에 전혀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대 가족의 이름을 모두 외울 정도로 한국인들과 친숙감을 보이고 있다. 몽고메리시는 주택 구입에서부터 전기, 가스, 물, 상하수도, 쓰레기 수거 등 공공시설 신청을 대행해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1년 뒤면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시험생산을 거쳐 2005년 3월이면 EF쏘나타 후속 모델을 미국에서 처녀생산할 계획이다.
공장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김양수 사장은 “현재 공사 진척률은 25%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잦은 비로 진흙밭이 된 공사 현장에는 철골 구조물밖에 없지만 2006년 1월부터는 이곳에서 신형 산타페도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억4,000만달러를 투입해 연산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출 이 공장의 완공은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자동차 공장의 탄생을 의미한다고 이문희 전무가 말했다.
용접 로봇 300대를 설치해 차체 제작이 완전 자동화되고, 4개 차종의 동시 생산도 가능한 시설이 갖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몽고메리 공항에 내려 고속도로를 달리면 “현대자동차,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한글 간판을 만난다. 공장건설 현장 입구에 들어서면 길 이름이 ‘현대 대로’다.
알라바마주는 여의도의 두배에 해당하는 210만평의 땅을 현대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이를 위해 주 헌법까지 개정했다. 공장짓고 남은 땅을 현대가 팔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혜택을 준 것이다. 몽고메리 시장은 아예 현대 그랜저를 사서 몰고다니며 호의를 베풀고 있다.
현대는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인데, 알라바마주가 베푼 혜택은 무려 2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장을 연결하는 진입로와 철도도 건설해주고, 멕시코만의 모빌항을 확대, 자동차전용선이 접안할수 있도록 배려했다. 관세와 판매세를 깎아주고, 공장 건설후 필요한 인력 양성까지 주정부에서 맡고 있다.
현대가 켄터키주·미시시피주가 경합한 가운데 공장을 알라바마로 최종 선택한 배경에는 노조가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라바마주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고향이자, 남북전쟁과 1950년대 민권운동의 진앙지로 유명하지만, 노조 조직률이 극히 낮다. 노조를 하다가 국제경쟁력을 잃고 섬유회사들이 망한 것을 그들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역사적인 도시에 한국 굴지의 자동차 회사가 들어서고, 한인 타운이 형성될 날이 멀지 않았다.
<김인영 서울경제 뉴욕특파원/i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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