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 가진 칼 같은 존재
기업들 저금리에도 지출 안 늘려
경제 회복속도 더디면 증시에도 타격
연방정부는 이번 주 이자율을 또 한차례 인하시킬 가능성이 크다. 디플레 위험은 가셨다고는 하지만 경제를 궤도에 탄탄히 올려놓기 위해 또 한방의 영양제 주사를 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자율 인하는 올바른 처방인가. 이자율을 좀 더 내리면 정부가 기도한 대로 소비자들은 돈을 더 쓰고 기업은 투자를 확대해 경제는 불지피듯 살아날까.
경제학 교과서가 가르치는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사태가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최근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6월23일자는 ‘저금리의 두려운 측면’이라는 기사를 통해 저금리가 반드시 긍정적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망칠 위험도 적지 않다고 경계했다. 그 요지는 이렇다.
미 경제회복의 걸림돌이었던 이라크 전쟁이 끝난지 두달이 지나고 불황의 밑바닥을 스친지도 18개월이나 흘렀지만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은 신규 투자를 위해 돈 쓰는 것을 아직도 꺼린다. 직원도 늘릴 생각이 없다.
만약 이런 상태가 더 오래 계속되면 최근 부활 조짐을 보이는 경제는 활력을 다시 상실할 위험이 높다. 최근 뛰고 있는 주식시장의 상승세도 꺾이고 말 것이다.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주가도 오랜만에 뛰고 있는데 그것이 아니라면 다시 하락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기관들은 초저금리로 인해 예·대출 마진이 축소돼 이미 곤욕을 치르고 있다. 40년 넘도록 보지 못했던 극히 낮은 금리로 인해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거품과 같은 이상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초저금리로 이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머니마켓 펀드 산업은 금리가 여기서 더 내리면 고사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고 패니매나 프레디맥 등 모기지 융자기관들도 소비자들이 주택융자를 미리 갚아버리는 바람에 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초저금리에서 더 깎아버린다면 경제에 득보다 해를 끼칠 위험이 더 크다는 우려가 아니 나올 수 없는 실정이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기업들의 자금줄에 이상이 생기면 미국 경제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상업 및 산업 대출은 지난해 오히려 750억달러나 줄었다. 융자 비용이 극히 저렴해도 기업들은 돈을 빌리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럴까. 금리가 낮아도 디플레는 더 심해 상품가격이 크게 하락, 판매 수입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장사가 안 되는데 은행돈을 더 빌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와코비아 코퍼레이션의 경제분석가 마크 비트너는 판매가 하락을 감안한 기업의 실제 금리는 오히려 상승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만약 경제가 재빨리 살아나는 경우에도 초저금리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경기상승속도가 빠를 경우 저금리는 인플레를 촉발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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