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백년을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정경조옹(몬트레이 카멜 거주)에게는 ‘관직 없는 외교관’이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한국 연구협회(Korea Research Council) 회장이기도 한 정경조옹에게는 8순이 넘은 나이이지만 고국사랑과 동포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
몬트레이 지역 국방대학원에서 한국어 교수로 40년이 넘도록 재임하면서 때로는 통역관, 때로는 운전기사 노릇까지 해주었고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한 한인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을 때면 미국 대사관에 파견된 제자에게 전화를 해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도록 도움도 줬다.
이런 그의 발품으로 적지 않은 한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해왔고 시간이 지나면서 외교관이 아닌 외교관까지의 역할을 자임하게 됐다.
서울대학교 1회 졸업생인 그는 1948년 미국에 유학을 왔다.
양정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당시 교장이었던 독립투사 김교신 선생의 훈시를 늘 마음속에 간직했다.
김교신 교장은 학생들에게 "사나이가 넓고 깊은 뜻을 가지려면 외국에 나가봐야 된다"면서 영어 배우기를 적극 권유하였던 것.
이런 훈시 덕분에 영어 배우기에 빠졌고 결국 미국으로 건너오게 됐다.
베를린올림픽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고 손기정 옹과 양정고 동기 동창였던 정옹은 양정을 졸업한 뒤 일본 와세다대학 경제학과에 들어갔다.
학도병 징집영장을 받자 중국으로 도주했고 광복 후 정 옹은 서울에 돌아와서 서울대학에 입학했다.
미정부 장학금으로 미육군이 제공한 화물선과 기차를 타고 고생고생 끝에 컬럼비아 대학에유학왔던 정 옹은 재학중 조국에 전쟁이 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전쟁으로 서울에 살고있던 그의 부모님과 누님이 폭격으로 사망했고 당시 이런 소식을 접했던 정 옹은 이때부터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세계에 전한다는 취지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첫 번째 출간한 책은 ‘내일의 한국(Korea Tomorrow)’이라는 제목으로 전쟁의 비극과 통일의 염원이 담겨져 있었다.
뉴욕의 멕밀란 출판사에서 발간된 이 책이 상상외로 잘팔리자 그는 60년대에 ‘새로운 한국(New Korea)’이란 책을 썼고 멕밀란이 다시 출간해 주었다.
70년대에는 ‘Korea, Third Republic(한국 제3공화국)’을, 88년엔 ‘The Korea Guide Book(한국안내서)’란 책이 나왔다.
당시 이 책은 올림픽을 앞둔 한국에게는 외국인 홍보 책자로 가장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몬트레이 헤럴드지에도 크게 소개되면서 정경조 옹에 대한 나라 사랑이 희자되기도 했다.
이 신문에는 "2002년 5월 서울에서 월드컵이 시작될 때면 수천명의 한국 방문객들이 카멜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전문학자 정경조가 쓴 책을 뒤적일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서두를 시작, "한국 역사와 풍습, 종교, 관광 명소에 이르기까지 외국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궁금증들이 모두 담겨져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2002년 출간 책에는 최신 관광 정보가 추가되었고 대한항공을 이용해 일등성 승객들과 월드컵 후원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지금도 ‘코리아 리서치 뷸레틴’이란 기관지를 발행해서 전세계에 흩어진 한국인들과 한국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에게 배부하고 있을 정도로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정 옹에게는 한가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꿈이 있다.
그것은 정 옹이 자나깨나 소원하고 있는 남북통일.
그래서 최근에는 통일론에 다양한 여론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Korea Miracle(한국의 기적)’을 집필중이다.
<홍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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