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자살 보트가 투입될 지도 모른다는 정보에 따라 경계를 서면서도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뒤 휴가를 얻어 가족에게 돌아온 조병철(21) 해군 병장의 말이다.
조 병장은 지난해 12월 버지니아주 노포크 해군기지에서 구축함 ‘밋쳐’호에 승선, 지중해를 거쳐 4월 걸프만에서 이라크전쟁을 치렀다. ‘밋쳐’호는 육군과 해병대의 진로를 열기 위해 미사일 공격을 하는 등 후방에서 지원했다.
조 병장은 "직접 이라크군과 교전은 하지 않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 지 몰라 항상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6개월간 배위에서만 생활하다보니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 라면을 한박스 보내달라고 했었다"며 "이 라면을 먹으면서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외아들인 조 병장은 소문난 효자다. 군대를 다녀오면 학비를 마련할 수도 있고 희망인 경찰 지원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지난 2000년 해군에 자원 입대했다.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결정인 셈이다. 부모들이 맨하탄에서 네일업소를 오픈할 때는 군대 봉급을 아껴 모든 돈을 보태라고 보내기도 했다.
조 병장은 뉴욕으로 돌아오는 날 친할머니 이운옥(87)씨의 부고 소식을 듣고 크게 슬퍼했다. 할머니는 막내 손주인 조 병장을 무척 아꼈으며 그도 할머니에게 보약을 선물하기도 하고 발렌타인데이 때마다 초콜릿 등을 보내기도 했다. 조 병장의 부모(조성일·애영 부부)는 건강이 좋지 않았던 할머니에게 걱정을 끼칠까 싶어 조 병장의 참전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배울게 많을 것 같아 해군을 지원했다는 조 병장은 2004년 제대 후 경찰에 지원할 계획이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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