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사귀환 학수고대"
▶ 워싱턴 지역 50여명 추산
“아들이 전쟁터에 나간 이후 웃음소리도 크게 내지 않습니다."
미국의 대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자식을 전장으로 보낸 워싱턴 지역 한인가정들의 표정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졌다. 가정마다 웃음소리도 끊겼다.
육군 공수특전단 소속의 아들 현국씨(33살)를 출전시킨 어머니 금명숙씨(워싱턴 D.C. 거주)는 아들이 어디 있는지 소식조차 끊겨 더 애를 태우고 있다.
“1월에 이라크로 떠났다는 소식을 얼마전 적십자사를 통해 연락을 받았습니다. 특수부대라 그런지 아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릅니다. 목소리라도 직접 들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금씨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하는 건 지난 2월이 현국씨가 제대하는 달이었으나 전쟁으로 취소된 점. 15년을 군에서 보내다 막 제대하려는 참에 전쟁의 광풍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생각하면 가슴만 아프다"는 금씨는“내 아들뿐만 아니라 모든 아들들이 무사히 전쟁을 끝내고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휄로십교회 이인영 목사의 아들도 참전병. 메릴랜드대 3년 재학중 지난해 7월 입대한 지린씨(24)는 지난주 제3보병사단 소속으로 현지에 급파됐다.
이 목사는“일요일 아침 아들에게 전화가 왔어요. 떠난다고요. 사랑한다, 늘 건강해라, 열심히 기도하겠다는 말밖에 못했습니다."라며 부정(父情)을 감추지 않았다.
훼어팩스에 사는 전강렬씨는 “미국에 살면서 각오한 상황"이라며 비교적 담담하게 아들의 참전을 받아들였다.
맏이인 성은 군(19)은 대학 1년을 마친 지난해 8월 입대했다가 1월말 이라크로 떠났다. 성은 군은 해군 7함대 소속 수병. 2주전 아들로부터 이메일과 전화가 왔다는 전씨는 그러나 “아들이 말은 안했지만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해군 대위인 맏아들 종민씨를 21일 전장으로 보낸 김흥배씨(71. 스프링필드)는 아쉬움 속에서도“군인이 전쟁터에 가는 건 당연하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7일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한 대이라크전에는 워싱턴 지역에서 약 50여명의 한인 2세가 파병된 것으로 추산된다.
본보가 각 교회를 통해 확인한 숫자는 모두 20여명. 이중 와싱톤중앙장로교회가 13명으로 최다이며 휄로십 교회 5명, 와싱톤한인교회 3명, 워싱턴한인천주교회 2명등 주요 교회마다 2-5명씩 참전 가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의 교회와 비신자등 미파악 숫자를 합하면 최소 5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전용사 중에는 한인여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 출석하는 한 여성은 군의관으로 출전했으며 또다른 여성 한 명은 간호병으로 출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따라 각 교회에는 중보 기도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노창수 목사는“자식들의 무사귀환을 간구하는 부모님들의 염원이 기도 요청으로 이어진다"며“전쟁은 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웃, 내 자식의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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