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배우자와 혼인한 한인 1.5세, 2세들 가운데 문화와 사고방식 등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갈라서는 예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당사자는 물론, 부모 등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부모들이 자녀들의 결혼을 서두른 경우에 이같은 파경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져 경종을 울리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한인 1세대 부모들이 혼인적령기에 다다르거나 다소 늦은 자식들에게 배우자를 짝지어주기 위해 혈안인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부모들은 이왕이면 한인 배우자를 찾아주기 위해 자식과 함께 시간을 마련해 직접 한국을 방문하거나 한국에서 친인척 또는 친구들이 미국을 방문할 경우, 배우자를 소개시키는 등 적극 나서서 혼사를 추진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이렇게 부모의 성화로 상대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서둘러 결혼하는 경우, 언어 등 문화적 차이에다 성격차이 등이 겹쳐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파경에까지 이르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세인 이모씨(29,남)는 7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대학을 마치고 직장을 다니던 중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한국과 미국의 다른 주를 오가며 10여차례에 걸쳐 선을 보다가 그중 한국에서 만났던 김모씨(25)와 1년만에 결혼을 했다. 대학원시절 여름 방학때 짬을 내 한국을 방문했다 친지의 소개로 김씨를 알게된 이씨는 1달간 사귄 후 미국으로 돌아왔고 그후에는 주로 이메일로 연락을 해오다 지난해 한국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결혼한지 7개월만에 파경을 맞았다. 이씨는 “너무나 의존적인 부인이 부담스러웠다. 어릴 때 미국에 와서 한국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었으나 부모는 한인배우자를 원했고 갈등속에 내가 결국 한인 배우자를 선택은 했지만 언어의 갈등은 물론 사고방식도 상당히 틀려 맞추기가 곤욕스러웠다”고 전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완벽한 언어구사가 서툴러 깊숙한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고교 1학년때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온 김모씨(33,여,시카고 거주)는 1년전 주변 어른들의 소개로 다른 주 모 회사 미주본사로 파견나와 있던 김씨(33)를 만나 선을 본지 6개월만에 결혼을 했다. 하지만 김씨는 대학원을 마치고 직장생활까지 한국에서 하다가 30세가 넘어 미국으로 건너온 남편 김씨와 문화적 갈등에 기인한 불화로 결혼직후 2개월동안 각방을 쓰다가 결국 4개월만에 갈라서고 말았다. “나는 2세나 1.5세보다 사고방식이 상당히 한국적인 편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보다 한국에서 생활한 사람과 더 잘맞을 것으로 생각했었다”는 김씨의 판단은 빗나갔다. 김씨는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남편과 너무 힘들었다. 예를 들면 맞벌이 생활을 하면서 집안일을 전적으로 내게 맡긴다든지, 주말이나 평일에 가끔 친구와 약속해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등의 생활을 남편은 인정해주지 못했다”며 “고민 끝에 아이가 생기기전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현명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자라온 문화, 생활 습관들이 어느 정도 비슷했어야 하는데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 한편으로는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전했다.
조윤정기자 yjcho@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