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진학에 유리
자긍심 고취등 효과

“학부모들께서 아직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틀란타 한인학부모들은 고등학교에 왜 한국어반이 필요한지도 잘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고교 한국어반 개설을 위해 지난달 27일 아틀란타에 온 SATⅡ한국어 진흥재단 이사장인 문애리 박사(UCLA 사회복지학과 교수·사진)는 “명문대 진학에 SATⅡ한국어 성적이 크게 좌우된다”며 제2외국어로서 한국어를 선택하면 좋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일부 특수전공분야 대학을 제외한, 이른바 명문대에서 요구하는 SATⅡ시험중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선택해 높은 점수를 받음으로써 입학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둘째, 한인 학생들은 다른 언어 보다 한국어를 쉽게 배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셋째,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외국어를 필수 교양과목으로 1년 또는 2년간 배우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이미 외국어 실력이 대학 수준인 학생들을 위해 테스트를 통해 외국어 필수를 전부 또는 일부 면제해주는 대학이 늘고 있다. 넷째, 외국어 습득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빠르고 정확하고 쉽게 익힐 수 있다. 초·중·고교 때 한국어 쓰기와 읽기 등 기초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대학에서 외국어 공부 대신 그 시간을 전공이나 다른 과목에 할애 할 수 있다.
다섯째, 영어가 모국어인 2세들도 주류사회 직장에서 한국어 실력으로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여섯째, 부모와 언어·문화 차이로 갈등을 겪는 10대들이 한국어를 배움으로써 부모와 의사소통이 원활해진다. 일곱째, 고교에서 한국어를 배운다는 사실은 한인학생들에게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또 소수민족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
문 이사장은 “자녀들이 미국사회에 완전히 동화되길 바라기 때문에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부모를 이따금 만날 때 안타까웠다”며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한국어반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한국어반 개설에 앞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아틀란타 지역에는 한인학부모회가 구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한인회의 도움을 받아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이를 중·고교 교장에게 제시하겠다”며 “한국어 전문자격증을 가진 교사를 양성하는 일도 시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언제부터 SATⅡ외국어로서 한국어 시험을 치렀나.
“1997년에 처음으로 미국대학 수능시험에서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채택되어 한국어 시험을 치렀다. 세계 언어로는 아홉번째, 아시아 언어로는 일본어·중국어에 이어 세번째다. ”
▲ SATⅡ한국어 진흥재단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지난 96년부터 미주 한인사회, 한국 정부 및 기업의 지원으로 미국내 한국어 보급과 발전을 위해 SATⅡ한국어 시험 홍보 및 시험 준비반 운영, 한국어 관련 교재 개발 및 지원, 미국 중·고교내 한국어반 신설 및 확장, 한국어교사 양성 프로그램 지원, 한국어 교사연수 및 교장 및 교육감 한국연수 실시, 한국어반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 장학생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가.
“정규 중·고교 한국어반 학생을 대상으로 3가지의 장학금이 있다. The MONY 그룹상(15명)은 최우수상으로 1인 3백달러, 세종대왕상(20명)은 우수상으로 200달러, 훈민정음상(40명)은 노력상으로 100달러 등 75명에 모두 1만2천5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 한국어 보급의 애로점은 무엇인가.
“우선 한국어의 국제적 실용성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은 낮다는 것이다. 체계적이며 흥미로운 한국어 교육방법과 전문적이고 유능한 한국어 교사가 부족하다. 또 각주마다 외국어 교사 자격증 취득조건이 다른 것도 문제다. 미국 학생들에게는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인식돼 있다. 또 한국어반을 신설하는데 있어 기존의 외국어학과 교사들의 견제와 경쟁, 학교의 재정적인 이유 등이 장애물이다. ”
▲현재 한국어반이 얼마나 개설돼 있나.
“2003년 2월 현재 한국어반이 개설된 학교는 전국 44개교 149개반이며 3천727명이 등록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캘리포니아·뉴욕·워싱턴 등 3개주에 한국어반이 집중돼 있다.
통계에는 빠졌지만 오는 가을학기부터 뉴욕 브롱스 과학고에도 한국어반이 정식 개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7년부터 6년간 한국어반이 55개에서 149개로 2.7배 늘어난 것은 좋은 성과이나 아직 스패니시·일본어·중국어반에 비해서는 열세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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