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시내 한인들의 샤핑과 외식의 중심지로 각광받던 로렌스길, 브린마길, 링컨길의 한인상권도 남부지역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역시 불황여파에서 비껴서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한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 식품, 잡화, 의류, 의료기관, 레저, 스포츠, 무역도매등 500여 상점들이 오랜 기간 눈에 띠는 성장보다는 조금씩 터전을 다져온 곳으로 다른 지역이 힘들 때에도 유학생과 한국 방문객 등의 고객층을 확보해 큰 타격을 받지않는 ‘꾸준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요즘 사정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9.11테러, 이라크 전쟁 등의 악재와 함께 최근 유학생과 방문객의 감소, 사우스 지역의 불황, 다른 민족과의 경쟁 심화 등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한인타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편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인업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많은 의견도 도출되는 분위기다.
■ 로렌스길 한인상가
비즈니스 조건이 다른 곳보다 나은 곳으로 평가되던 로렌스길 도 최근들어서는 지난해도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30%정도 매상이 더 떨어졌다고 업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5년째 이곳에서 가방, 핸드백 등 잡화도매업체를 운영하는 조모씨는 “9.11부터 지금까지 계속 안 좋았는데 최근 이라크 전쟁 가능성이라는 악재까지 합세해 비즈니스를 운영한 후로 가장 힘든 때”라고 전했다. 이런 불경기를 반영하듯 상점 쇼윈도우에는 유난히 세일사인이 많이 붙어있고 인건비 등 비용절감을 위해 주인이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로렌스길의 경우에는 범죄율 감소와 지속적인 거리 정화 등 시의 지원과 히스패닉 등 타민족의 계속되는 유입 등 긍정적인 측면도 아직 남아있어 한인을 대상으로 하던 상점들이 타민족을 주 소비자층으로 전환하는 등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한인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로렌스길에서 30여년간 안경점을 운영한 민모씨는 “요즘은 정말 불경기라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타민족 고객들이 많이 늘어 그래도 불황을 견디는 것 같다”며 “한인업주들도 이제 고객층을 넓혀야 하고 타민족이 한번 오면 다시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개인적으로 돌파구를 찾는 한편으로 현재 이름만 있고 활동이 없는 한인타운번영회를 다시 활성화시키는 등 한인들이 힘을 모아야 이 불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알바니 팍 커뮤니티 센터의 이진 디렉터는 “경기 한파로 이곳도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한인들을 위한 상점이 제일 많이 밀집되어 있어 이곳을 이용하는 한인들이 격감한 상태는 아니고 히스패닉들의 인구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 불황을 이겨내면 희망이 있다”며 “특히 요즘 같은 불황에는 쉽게 지치지만 새로운 기분으로 서비스 개선과 마케팅, 홍보, 재투자 등에도 신경을 쓰고 지역 모임에도 반드시 참석해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 브린마, 링컨길 한인상가
이 지역은 링컨길에 20지구 경찰서와 도서관이 새로 들어서고 범죄율이 감소하는 등 최근 긍정적인 요인도 많이 생겼지만 로렌스길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고 히스패닉 등 타민족 고객도 많지 않아 불황체감도는 더 높은 편이다. 최근 발렌타인데이의 효과가 조금 있었던 꽃집 등을 제외하고는 겨울철에 경기가 좋아야 할 비디오 업종 등 다른 업종들이 대체로 힘든 상황이라며 상당수 업주들이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정해철 브린마 상우회장은 “예전에 브린마길에 주차를 하려면 파킹장이 부족했는데 요즘에는 파킹장이 넉넉한 것을 보면 경기가 나쁜 것을 실감한다. 여러 가지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업주들과 소비자들 모두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미치는 영향이 더 많은 것 같다”면서 “지금은 선택사항이 없다. 이럴 때에는 한발 뒤로 물러서서 잠시 비즈니스 구상을 한다는 기분으로 너무 의기소침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홍성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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