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욕심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려오고 있다. 하느님과 같은 위치에 오르고자 끝없이 하늘을 향하는 인간이 욕망의 탑을 쌓다가 결국은 하느님의 노여움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고난을 당했다는 ‘바벨의 탑’ 이야기가 있고, 우리 나라에도 자기의 욕망에 눈이 멀어 형제 자매를 죽인 일이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고사에서 볼 수 있고, 오늘날 우리 주변을 돌아보아도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끝이 없고 허망한 지를 잘 볼 수 있다.
최근 고국의 방송 매체는 때아닌 복권 열풍을 연일 보도하고 있었다. 복권 사상 최고액의 당첨금이 걸리면서 매일 하루 판매량에 신기록이 세워졌다는 데 그 금액이 상상 이상이라는 것이다. 학생을 비롯하여 일반 직장인들까지 복권 구입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무실에서도 매일 복권에 관한 화재로 들떠있었단다. 하긴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도 지난번에 최고금액의 복권 당첨자가 생겼었다. 그리고 당연히 당첨 금액이 고액에 이르면 이곳에도 어느 때보다 복권 구입행렬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들썩거리면서까지 복권 구입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떻게 중/고등 학생들까지 복권을 구입할 수 있는지 말이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벌써 한탕주의니, 대박이니 하는 말들을 써가면서 사행심에 맛들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아이들은 우리 미래의 주인공이라는데 우리 스스로 자기의 내일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 내 기억에 나도 복권을 딱 한번 사본 적이 있다. 대학 시절 그 때는 주택복권이라 하여 가격이 몇 백원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복권을 구입할 때의 망설임과 부끄러움은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있다. 물론 그것이 좋고 나쁨을 떠나 그 당시에 호기심으로 재미 삼아 한번 사보았던 것인데 왠지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아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에 사람들의 눈치를 봐가며 샀었다. 물론 그 뒤로는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나는 세상물정에 너무도 어두웠던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관심이 없다고 해서 굳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탓할 이유는 없다. 다만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싶을 따름이다. 미국의 복권 당첨자들의 당첨된 뒤의 생활을 분석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5년을 못 넘기고 그 당첨자들의 60% 이상이 개인 파산선고를 했다고 한다.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그 많은 돈을 손에 쥐고서 어떻게 고작 5년도 못 견디고 다 써버릴 수 있다니, 옛 말에 쉽게 들어온 돈은 쉽게 나간다는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서민들은 적은 돈으로 힘들어도 근근히 견디어 가며 사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무엇이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그런 혹독한 시련을 가져다 준 것일까. 자기 정신의 상실-무너져 버린 자아세계, 흩어진 정신세계-의 산출물이 아닐까. 모두가 다 좋게 잘만 될 수 있다면 무엇을 탓할까.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고, ‘왜, 나만 잘 되지 말라는 법 있냐’며 너무 맹목적으로 몰려드는 것은 아닐까. 혹시 지나친 자기 욕망에 마음속의 고운 꿈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리 어린 시절 동심의 순수함에 기대어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싶을 따름이다.
대박(大舶),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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