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7일 개최될 예정인 미주체전은 어디에서 열릴까? 무슨 퀴즈가 아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떠오른 골칫거리다. 2년마다 열리는 미주체전은 올해가 제12회째다. 사실 지난 2001년 열린 텍사스주 휴스턴 대회에서 차기 개최지로 아틀란타를 결정했었다. 하지만 재미대한체육회가 이후 2개 단체로 찢어지는 바람에 조지아대한체육회가 아틀란타 개최권을 자진 반납키로 결정했었다.
당시 조지아대한체육회장을 맡았던 차덕용씨는 “막상 개최권을 따오고 나니 재미대한체육회가 여러갈래로 나눠지고 도저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두 도시에서 대회를 치를 바에야 아예 아틀란타에서 치르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해 반납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바로 2년전 상황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달라스냐, 아틀란타냐를 놓고 재미대한체육회라는 똑같은 간판을 내건 두 단체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올해가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의 해다. 참으로 뜻깊고 중요한 해다. 바로 그런 해에 미주체전이 두 곳에서 동시에 ‘반쪽대회’로 치러진다고 상상해보자. 정말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화합을 추구해야할 미주체전이 둘로 찢겨질 바에야 차라리 양식있는 체육계 인사들이 과감하게 체전 보이콧을 선언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2년전 아틀란타 개최지 반납 결정의 정신을 한번 되새겨 봄직하다. 그것이 화합을 위한 길이라면 참으로 현명한 판단이 아닌가 여겨진다.
화합을 다지는 것이 바로 미주체전의 정신이다. 이민 100주년과 체전의 숭고한 정신을 훼손하는 대회라면 치르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일부 체육계 인사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 모두가 아집과 욕심을 버리고 화합하는 ‘공존’의 방식을 찾아야 할 때다. 그리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훌륭한 유산을 물려주자. 그래야 한인사회가 오는 100년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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