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서울 숭의 교회 교역자의 연봉이 1억 2천3백78만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월급 액수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고 한다. 기업을 얻지 못한 레위 족속을 위하여 십일조를 내게 한 전례는 있으나, 교역자의 월급 규정은 성경에 없는 것으로 안다. 초대 교회 이후 교역자가 구령 운동에 전심하게 되자 생활비가 필요했을 것이고, 또 일하는 자가 삯을 받는 것이 온당하다는 성경의 뜻을 따라 생활비가 지불된 것으로 유추된다.
정규적으로 일정 금액을 월급으로 지불하고, 월급 인상을 해 준 기록이나, 교역자가 일 잘했다고 상여금을 지급한 기록은 성경에서 보지 못했다. 교역자의 월급을 논의하자면 교회의 개념과 사명, 교역자의 위치와 역할, 교민들의 인식과 자세가 먼저 거론되어야 할 것 같다.
성경의 원리로 보면 교회 구성원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다. 사실 교회는 구령사업을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교역자는 이런 신념과 공동 목적에 찬동하여 자발적으로 가입한 구성원이지, 설교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벌기 위하여 온 고용인이 아니다.
그러니 교역자가 하는 일 한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할 바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성경에서는 교역자를 전도자로 본 것이지 고용인으로 본 것이 아니다. 손수 장막을 지어서 팔아 얻은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복음의 사역자가 된 사도 바울을 보라. 그는 연보 돈에 의지하지 않았다.
성경은 교회 구성원들의 역할을 인체를 구성하는 누, 코, 입, 팔다리 등이 종류와 기능은 다르지만,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동등한 입장에서 사람이 태어날 때 하나님이 재능의 종류와 능력의 한계를 정해 주신대로, 일에 더 전심한다. 그러니 설교만 한다고 남 보다 잘 난 것도 아니고, 봉사만 한다고 남보다 못난 것이 아니다. 역할과 기능이 다를 뿐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복음 전하는 자를 배나 존경하라는 것이다. 이 말은 월급을 갑절로 주라는 말이 아니다. 물론 배의 존경을 받을 만한 품격과 자격을 갖출 상태를 전제로 한 말이다.
그런데도 성경의 가르침은 외면하고 주의 종이라고 불리는 교역자를 잘 섬겨야 복을 많이 받고, 잘 섬기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다는 막연한 주술적인 신앙을 무의식 속에 간직하고 살고 있는 교인들이 숱하지 않는가. 진짜 종은 섬기는 일이 주업이지 섬김을 받을 게재가 못된다. 땅 아래 모든 사람들은 죄인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지 않는가. 죄의 문제가 아니면 교회가 무엇 때문에 필요하겠는가. 교회에 가는 것이지 성전에 가는 것이 아니고, 교역자를 만나는 것이지 제사장을 만나는 것이 아니다.
월급 액수를 정할 때 항상 교역자를 편드는 교인들이 있어서 탈일 때가 있다. 지나치게 월급을 주겠다는 교인들은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 연보 돈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 교인들은 착하고 충성된 청지기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현실을 보라. 여유가 있는 교인들이야 큰 액수를 거침없이 내겠지만, 크게 여유가 없는 교인들은 한푼, 두푼 아껴 모았다가 정성껏 연보를 내는 것이 아니냐. 아무리 푼돈이 모여서 큰돈이 된다고 하더라도, 연보 돈으로 호화로운 교회당을 짓는 일이나 교역자에게 선심 쓰듯 격에 맞지 않는 월급을 주는 것은 자제할 일이다. 구령 사업이 공동의 목적이라면 생활에 염려 없이 마음껏, 값 없이 받은 복음을 값 없이 나눠가지는 일에 전심할 수 있을 만큼 물질을 주고 받으면 족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만일 교회를 일반 기업과 동일시 하다면, 예배당은 회사 건물이나 다름없고, 사역자는 기업인이요, 교회가 제공하는 각종 활동은 상품이나 서비스로 간주할 수 있겠고, 연보와 교인수의 증가는 수익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교인이 늘고 교인수가 증가되면 교회가 잘 된다는 의미일 테고, 사업성과가 좋다는 말은 교역자가 경경을 잘 했다는 뜻이요. 경영을 잘 했다면 상여금이 지급되든지 월급이 인상되어서 경영 성과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있기 마련이다.
하기사 신문 기사에서 어떤 교역자들은 교회의 크기나 교인 수에 비례해서 월급이 책정되어야한다고 하니, 이 분들은 교회를 사업체로 보면서도 그렇게 본다는 의식조차 없는 듯 하다.
“목회자라고 무조건 프라이드를 타야 한다던가 월급을 적게 받아야 훌륭한 목사라고 생각하는 편견과 싸우고 싶다"는 연봉 1억 2천3백78만원의 수령인인 그 교역자는 교회의 사명과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싸우고 싶으면 힘껏 싸우는 것은 자유이나, “목회비, 자동차 구입비, 사택 등을 다 합쳐서 연봉으로 계산 한 것은 옳지 않다.
내가 받는 연봉은 6,072만원으로 실수령액은 월 450만원 정도라고 했더니, 큰 돈 받으면서 적은 돈 받는다는 인상을 주고 싶은 것인가. 어쨌건 이 교역자에게 지출된 총액 1억2천3백78만원은 연보 돈에서 나갔음은 부정 못 할 사실이 아닌가.
/알라바마 주립대 특수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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