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기뻐하고 감사해야”
독실한 신앙생활 큰도움
형제자매 모두 90 넘어“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 외에 다른 비결이 없지요” 90을 넘긴 나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고 있는 올해 92세의 한순제 할머니. 장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한 할머니의 답은 이같이 간단했다.
나성영락교회에 출석하며 남편 성을 따라 이순제 권사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한 할머니는 젊은이 못지 않은 빠른 발걸음으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예배와 성경공부반 등 교회활동에 빠지지 않고 참석함은 물론 남편 이창수(93) 할아버지와 함께 매일 새벽 5시 교회에서 열리는 새벽기도를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LA한인타운 인근 시영아파트에 30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 할머니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 아파트 2층의 집 계단을 거침없이 오른다.
사실 한 할머니는 형제자매들이 모두 90대를 넘어 천수를 누리고 있는 장수가족의 일원이다. 샌디에고에 거주하는 한 할머니의 친 오라버니 한필제 할아버지는 올해로 102세를 맞았고 바로 위 언니인 한홍제 할머니는 94세다. 한국 최초의 여의사였던 한 할머니의 큰언니 한소제 할머니도 100세까지 수를 누리다가 5년전 작고했다고 한다.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며 노년을 보내고 있는 게 ‘하나님 은혜’임을 강조하는 한 할머니 가족의 장수 비결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가풍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할머니 가족은 한국인 최초의 목사 중 한 사람으로 일제시대에 한국 최초의 대형교회를 설립하며 ‘한국 기독교의 선구자’라 일컬어지는 한석진 목사의 자녀들이다.
이화여대의 전신인 이화전문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한 음악교사 출신인 한 할머니는 “매일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부친의 가르침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평생 이 말씀을 기억하며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한 할머니 가족들은 모두 60년대말 70년대초에 미국으로 와 자손을 번성시키며 성공적인 이민생활을 살아왔다.
한 할머니의 남편 이창수 할아버지도 서울 법대의 전신인 경성제대 법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후 출판국장과 대한인쇄공사 사장, 대한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을 역임하는 등 60년대까지 한국 재계와 관계에서 활약한 엘리트 출신이다. 현재 허리가 좋지 않아 거동할 때 지팡이에 의지하면서도 남의 도움 없이 계단을 오르내릴 만큼 정정한 이 할아버지의 언변에서는 아직도 대한민국 초대 헌법 설명서를 집필하기도 한 법학자로서의 날카로움이 묻어난다.
또 언니 한홍제 할머니는 일제시대에 약대를 졸업한 약사 출신으로 한 할머니는 언니가 기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잔병이 전혀 없고 매주 교회에 출석하며 전도 활동에도 열심이라고 귀띔한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는 한순제 할머니는 밝고 건강하게 자란 10명의 손자 손녀들이 보람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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