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 대신 ‘콩’

댓글 2002-09-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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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몬 대체요법 부작용 발표후 콩제품 인기몰이

▶ 식물성 천연 에스트로겐 공급원 불구골절 예방등 효과는 아직 불분명

지난 7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HRT)이 심장질환과 유방암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식이요법으로 콩제품이 인기 급등세를 타고 있다.

호르몬 대체요법은 폐경기 이후 여성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잃었던 젊음도 되찾아주는 현대의술의 신비로 추앙 받아왔으나 지난 7월 미국립보건원(NIH)이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은 유방암이나 뇌졸중 또는 심장 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현저히 높다는 지난 수년간의 임상실험결과를 밝히고 이에 따라 당초 8년으로 예정됐던 임상실험을 3년 앞당겨 중단하고, 1만6,600명의 임상실험 환자들에게 더 이상 호르몬제를 복용치 말라는 서한을 보냄으로써 된서리를 맞았다.

보건원의 연구에 따르면 호르몬대체요법을 받은 여성의 경우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26%나 높아지는등 그 혜택보다 심장 혈관과 암의 위험이 현저히 컸다. 또 골다공증의 척도가 되는 골반 골절의 위험을 낮추는 것은 사실이나 뇌졸중과 심장 발작의 위험을 각각 41%와 29%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발표에 따라 그간 다양한 이유로 호르몬요법을 받아온 미국내 600만명의 여성들은 호르몬제복용에 대한 불안을 떨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나타난 것이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함유하고 있는 콩. 지난 80년대 귀리 겨(oat bran)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콩 식품 제조회사인 휴스턴소재 딕시 USA사는 “여러 식품회사들에게 지금 콩은 화두가 됐다. 제품 라인의 전면에 콩 제품을 도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콩 식품 및 보조제 회사들은 폐경기 이후 여성들이 콩제품을 위험이 없는 천연 에스트로겐 공급원으로 많이 드셔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사실은 콩이 폐경기 이후 여성에 나타나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세(hot flashes)나 다른 증상에 기껏해야 약간의 효과가 있을 뿐이며 뼈를 튼튼하게 하여 골절을 예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증거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또 연구원들은 콩식품들이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권하기는 하나, 유방암 위험에 대한 효과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미네소타 세인트폴 대학의 영양학 교수 민디 커저는 “호르몬요법(HRT)을 중단하려는 여성들은 콩제품으로부터 아마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나 그렇다고 해서 HRT가 큰 효과를 봤던 질환에서 HRT와 동등한 정도의 효과를 보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콩우유나 두부가 비위에 맞지 않은 여성들은 콩에 든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아이소플라본만을 추출한 알약을 먹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나 “아직까지는 콩에서 추출한 순수 아이소플라본의 효과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커저는 밝히면서 “제조회사들이 과학을 앞질러 먼저 나가고 있다”고 발빠른 상술을 꼬집었다.

그러나 서양식 과학 방법론에서 볼 때 콩의 효과가 면도날로 베듯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일 뿐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콩을 먹으면 그 효과를 볼 것이라는 개연성은 크다. 일례로 콩을 거의 매일 먹는 일본여성의 경우 미국여성보다 갱년기 장애가 훨씬 적으며 심장질환, 유방암, 골절도 적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콩외에 일본여성의 다른 섭식습관에 기인하는 것도 많아 콩의 효과에 관한 연구는 앞으로 더 진척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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