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차를 넘어 가지만 아직도 부엌일은 초보를 벗어나지 못하는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이 수준인데 결혼초는 오죽 했으려니...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결혼하고 얼마 후 남편 친구집에 놀러를 갔다. 저녁상에 생선조림과 생선구이가 나왔고 이 거창한 음식(?)을 남편은 너무 맛있어 했다. 사실 내가 결혼해서 밥상에 올린 생선은 고등어 뿐이였다. 조심스레 이 생선의 이름을 묻자 자반이라 한다. 그런데 이 생선은 한마리 두마리가 아니라 한손 두손이라고 한단다.
역시 거창한 자반이라는 생선은 뭔가 틀리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몇칠 후 난 남편을 위해 식단에 변화를 주기로 마음을 먹고 시장으로 향했다.
물론 요리책에 근거한 요리들이지만 뭔가 다른 음식을 선보일 생각에 벌써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한 생선가게를 지나가다 그때 그 자반이라는 생선이 생각이 났다.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아저씨! 여기에 자반 한손만 주세요. 싱싱한 것으로요." 그러자 그 주인은 생선속에 작은 생선이 들어있는 것을 주었다. 참 신기했다. ‘아 이 생선은 이렇게 덤으로 하나를 더 주는구나 ‘ 그러고는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다른 생선가게를 들러 늘 사는 고등어 한마리를 샀다. 그렇게 양손 가득 장을 보고는 스스로 얼마나 대견해 했는지...
난 열심히 음식 준비를 했고 드디어 남편이 들어왔다." 자기야, 오늘은 내가 드디어 두 가지의 생선을 샀다. 오늘의 스페셜 자반과 고등어!!!"
남편의 그 어의 없는 표정을 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스페셜 요리는 그냥 고등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자반고등어. 얘들이 결국 다른 과가 아닌 같은 과였던 것이다.
어디 이 뿐인가. 숙주나물로 끓인 국의 이름은 다름아닌 콩나물 김치국이였으니 그렇게 초보도 왕초보와 사는 내 남편은 늘 맛있게 먹어 줬으니 성격
이 좋은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는것 같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신혼은 계속 실수의 연장이였고 그때의 실수들은 지금도
남편은 가끔 거들먹 거린다.
하지만 언제까지 귀엽게 봐 줄런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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