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반즈가 요즘 너무 잘 해서 손해를 입고 있다. 현재 홈런 32개, 작년 73개를 쳐냈던 홈런 페이스가 현저하게 줄었다. 투수들의 극심한 기피현상 때문이다. 반즈는 올 안타보다는 4구로 걸어나가는 경우가 많아 졌다. 스트라이크를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9일 경기에서도 600호 홈런에 1개 남겨두고 투수들의 기피현상으로 이틀 연속 홈런을 쳐내지 못했다.
반즈가 올 골라낸 4구는 127개, 리그 톱이며 안타 99개보다 무려 28개나 많은 숫자다. 메이저리그의 투수들은 반즈에게 홈런을 얻어맞느니 차라리 만루 상황이라도 걸려보내겠다고 반즈를 따돌리고 있다. 올 홈런 더비 1위를 달리고 있는 새미 소사일 경우라면 정면 상대하겠다고 벼르는 투수들도 반즈만큼은 경계심을 표하고 있다. 한마디로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작년 다저스의 박찬호가 반즈에게 정면승부를 걸어 기록적인 홈런을 얻어맞자 신문들은 일제히 갈채를 보냈다. 사실 반즈를 기피한다고 팀이 무조건 승리하는 것도 아니고, 반즈를 기피했던 애스트로즈는 오히려 자이언츠에 3전 3패, 요긴한 순간에 패넌트 탈락의 위기에 몰릴 뻔했다.
박찬호의 경우도 비록 반즈에게 홈런을 2방씩이나 허용했지만 다저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작년 시즌 반즈는 속구, 변화구, 주자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상황과 조건을 초월한 홈런 파워를 자랑했다. 투수들이 두려움에 떠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러한 초인적인 홈런파워는 올 오히려 반즈의 악재로 등장하고 있다. 반즈는 요사이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할 것 없이 무조건 끌어당기는 타법 일변도다. 야구의 ABC인 맞추는 타법을 무시하고 있다. 물론 어지간한 볼은 반즈의 끌어당기는 타법에 담장을 넘기고 만다는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
그러나 반즈는 밀어치는데도 천부적인 타격의 소유자였다. 피츠버그 초년병시절에는 홈런보다는 호타준족을 앞세운, 밀어치는 타법에도 능한 타자여서 1번타자로 기용하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요사이 반즈의 스윙에는 밀어치는 타법을 거의 구경하기 힘들다. 반즈 자신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으나 흠런을 인식하고있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타구는 끌어당기는 우전안타가 되고 있다.
투수들은 이 같은 반즈를 상대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바깥 공이나 인사이드 높은 공으로 맞서면 된다. 맞아도 빈타, 안 맞아도 4구로 걸려보낸다는 편한 배짱으로 상대하고 있다.
반즈는 현재 599호 홈런으로 600호 홈런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베이 지역을 떠난 타지역에서의 반즈의 600호 홈런이란 관심밖이다.
물론 600호 홈런은 역사상 3명밖에 기록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더욱이 극심한 기피 현상속에서의 홈런 더비 2위(홈런 32개) 기록은 반즈 아니면 할 수 없는 외로운 싸움의 결과였다. 그러나 개인기록은 개인기록, 팀 플레이를 펼쳐야 반즈도 살아날 수 있다. 주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홈런보다는 안타가 더 효과적이다. 더욱이 밀어치기를 잘한다면 투수가 던질 곳은 인사이드, 반즈가 좋아하는 스트라이크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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