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국제공항(LAX) 톰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은 5일 주변에 몰려든 방송차량과 눈에 띄게 증강된 순찰병력만 없다면 전날 총격사건이 있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정상을 되찾았다. 이날 LAX에는 252개 국제선 항공편을 비롯해 총1,076개 이착륙 항공편들이 정상 운행됐으며 4만4,000여명의 국제선 승객을 포함, 총15만명의 승객들이 별다른 불편없이 공항을 이용했다. 대다수 이용객들은 이 사건이 테러와는 무관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언제든지 이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총격발생 하루가 지난 공항의 모습을 살펴봤다.
◎…총격현장을 목격한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은 범인이 엘-알 카운터를 향해 총격을 시작한 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던 왼편의 북쪽 게이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며 위험을 무릎쓰고 그에게 달려들은 용감한 시민들이 없었다면 더욱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빈센트 라모스 코프즈 승객서비스 담당자는 "처음에 4발정도의 총성이 울린 뒤 수초후 다시 5발정도의 총성이 울렸으며 범인은 처음에 백인으로 보였다"면서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이 그 자리에 주저앉거나 엎드렸고 일부 손님들은 카운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엘-알 항공사는 매달 항공스케줄이 바뀌고 수하물에 대해 CT촬영을 할 정도로 테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주변 항공사 직원들은 전했다. 한 항공사 직원은 "항공기도 자사기가 아닌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가 들어오기도 했고 어떨 땐 아예 색칠도 하지 않은 비행기가 들어올 때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총격전 과정에서 범인을 사살한 엘-알 항공사의 보안요원에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총격을 가하던 범인을 정확히 명중시킨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일반 경비원과는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항관계자는 "엘-알 항공사는 국영이기 때문에 보안요원 역시 이스라엘 정부에서 고용한다"며 "그러나 그에 대한 정확한 신상명세는 알 수 없다"고 귀뜸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사건발생 직후 LA영사관을 통해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무고한 두명의 이스라엘인이 희생됐음을 강조하면서 미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가 아니라는 확실한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테러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5일 오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두명의 이스라엘인이 숨진데 유감을 표시하고 테러와 무관한 것 같다는 수사관들의 입장과 이유를 설명했다.
◎…LAX 총기난사범 헤샴 모하메드 하다옛(41)이 살았던 어바인시내 우드브리지 파인스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사건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한 주민은 "평소 행동이 이상하긴 했지만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지를 줄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그는 평소 성조기를 내건 이웃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고 ‘세상이 미쳐서 돌아가니 코란을 읽어야 한다’고 하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웃들은 "그는 미국에 대해 증오심을 갖고 있었고 자신이 사회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각박한 요즘 세상이 그로 하여금 미친 행동을 하게 만든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다옛은 97년 이 아파트로 이사온 뒤 리무진회사를 운영하면서 아내 헬라, 아들 오마(15), 애담(7)과 함께 살았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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