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출신 남성 이스라엘 항공 카운터앞 난사 2명 살해후 범인 현장사망
테러 우려속에 시작된 독립기념일 연휴 첫날인 4일 오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서 40대의 중동계 남자가 이스라엘 국영항공사인 엘-알(EL-AL) 카운터에서 총기를 난사, 2명을 살해하고 4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뒤 자신도 보안요원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이집트 출신의 남성 1명이 톰 브래들리 국제선 청사내 아시아나 항공사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엘-알 카운터 앞에서 갑자기 총을 꺼내 10여발을 항공사 직원과 줄지어 서 있던 승객들에게 난사, 4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또 40대 남성과 61세 여성은 다리에 총상을, 20대 남성은 범인이 휘두른 총에 맞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범인은 이집트 출신의 헤샴 모하메드 하다옛(41)으로 밝혀졌으며 총격과정에서 이 항공사 보안요원이 응사한 총탄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범인은 92년 미국으로 이주한 영주권자로 어바인에 거주해왔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범인의 총에 맞아 숨진 남성은 공항에 친구를 데려주기 위해 왔던 올 46세의 야코브 아미노브으로 확인됐다.
LAPD와 FBI 등은 이날 총격사건이 테러와는 무관한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이스라엘 정부는 테러에 의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한 LA 시장은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 이번 총격사건이 테러와 관련됐다는 증거나 정보가 없어 테러와 무관한 별개의 사건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트 맥러플린 연방수사국(FBI) LA 지부 대변인도 "이날 사건에 테러리스트가 관련됐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LAPD와 FBI는 범인의 총격 동기 및 신원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며 범인이 총격을 시작하기 전 카운터 직원과 신분증 제시여부를 놓고 언쟁을 벌였다는 한 목격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확인을 거부했지만 이번 사건을 범인이 단독으로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 등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 범인이 총격을 가하기 전 ‘아티에(사람이름 추정)가 내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소리쳤다며 그는 몸무게 90-112㎏ 정도의 거구였다고 전했다.
현장을 목격한 김현기(42)씨는 "아시아나 항공 카운터에서 탑승수속을 하던 중 갑자기 총성이 울려 돌아보니 정장차림의 덩치가 큰 남성이 권총을 두손으로 잡고 카운터쪽을 향해 쏘고 있었다"며 "순간 한 백인남성이 그에게 달려들어 총을 뺏으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도 총격은 계속됐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한편 총격사건으로 톰 브래들리 터미널에 나온 수천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5시간이 넘게 폐쇄돼 큰 혼잡이 발생했고 공항 진입로 역시 통행을 제한시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그러나 나머지 터미널들은 정상 운영됐으며 톰 브래들리 터미널은 오후 5시께 다시 문을 열었다.
이날 사건은 9.11 테러사건 후 처음 맞는 미국 독립기념일에 테러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치안 및 보안 당국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발생해 7월4일 연휴를 즐기던 많은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LA 공항은 지난 2000년 새해 연휴 때 국제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재정지원을 받는 테러단체 요원(체포)의 폭탄테러 목표가 된 바 있다. 85년 12월에는 로마의 엘-알 항공사 매표소에 대한 수류탄 테러로 17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한 적이 있다.
<황성락·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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