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식품상협회 박태해 고문은 45세라는 젊은(?) 나이에 리커스토어 경영경력이 21년이나 되는 리커어맨이다. 한인 이민자는 미국에 첫발을 디딜 때 공항에 픽업 나온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앞날이 결정된다는 우스갯소리가 그의 경우 제대로 들어맞았다. 81년 군복무를 마치고 먼저 이민 온 가족들과 합류하기 위해 LA 공항에 도착한 박 고문을 당시 리커스토어를 경영하던 형이 픽업을 나왔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박 고문은 다음날부터 형 가게에 틀어박혀서 "우노, 도스, 뜨레스…"를 외워야만 했는데 10개월만에 "형 가게만 봐주고 있다가 내 장래는 뭐가 될 것인가"라는 회의가 들어 지금은 작고한 아버지와 담판을 했다. 결국 아버지의 도움을 얻어 에코팍에 중국인이 경영하던 가게를 구입해 본격적인 리커 주인이 된 것이 82년. 처음 인수할 때는 장사가 그다지 잘되던 가게가 아니었기 때문에 렌트가 500달러로 저렴했으나 젊음 하나 믿고 열심히 뛴 끝에 매상을 2배로 올려놓았더니 3년 뒤 재계약할 때 전 주인이자 건물주인인 중국인이 렌트를 2배로 올렸고 다시 3년 뒤에는 재산을 물려받은 그 아들이 2,000달러를 요구했다.
리커를 하려면 건물도 함께 구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해 90년에 가게를 팔고 엘몬티에 현재 경영하는 리커 ‘버틀 앤드 콕’을 건물과 함께 패키지로 구입했다. 새 가게 역시 잘됐고 2년반 전 아주사에 또 하나의 가게를 오픈했으나 1년여만에 팔아치웠다. 리커스토어 2개를 동시에 운영하자니 너무도 힘이 들어 "살아도 사는 것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째 체력적으로 견디기 어려웠다고 한다.
리커스토어를 하면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다가 지난 5월18일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리알토에 ‘워시타운’이라는 대형 코인 런드리를 오픈했다. 베이스라인과 라일락 코너에 위치한 이 런드리는 한인 단호씨가 경영하는 코인 런드리 설계 및 설치 전문회사 홈워시사가 셋업해 놓은 것으로 4,300스케어피트의 스페이스에 132대의 머신이 있는데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는 가장 큰 업소로 꼽히고 있다.
주 7일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3명의 종업원이 교대로 상근하며 박 고문은 일주일에 3차례 들러 업무를 처리한다. 새 기계라 고장나는 일도 없고 신경 쓸 일도 없을 뿐더러 리알토시 자체가 한창 성장하는 지역이라 첫 오픈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넘치고 있어 잘 샀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고객 분포는 히스패닉 60%에 흑인이 40%. 물값, 전기값, 인건비 외에 달리 드는 돈이 없고. 특히 포화상태에 달한 LA와는 달리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점차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박 고문은 고 이정원씨와 함께 1992년 동부식품상협회 탄생의 산파역을 담당했고 총무, 부회장을 거쳐 회장까지 지낸 뒤 고문으로 물러앉았지만 타고난 끼(?) 때문에 동부식품상협회는 물론 가주식품상협회의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사회를 맡고 있다. 협회 창립 초기 버드와이저 맥주 디스트리뷰터인 풋힐 베버리지를 찾아가 동부한국학교를 위한 장학금 5,000달러를 타낸 것이 계기가 돼 매해 5,000달러의 지원금을 받아내고 있는 것이 협회 활동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꼽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