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교회 문제진단 3- 후계자 갈등
▶ "교회는 목사나 교인들을 보러 가는 곳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개혁장로 교회(현 상항 한인 교회)는 그동안 목회자가 2∼3번이나 바뀌는 진통을 겪었다.
새 목회자 영입을 둘러싸고 교인들 사이에 심각한 마찰이 빚어진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교인들이 내분에 환멸을 느꼈고 그 결과 전 교인의 3분의 2가량이 교회를 떠났다.
헤이워드 침례교회는 최근 담임목사에 대한 신임 문제를 놓고 교인들 간에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교인들의 불신임으로 담임목사가 사임하고 후임자가 부임했으나 새 목사에 대한 신임문제가 또다시 대두되면서 교인들 사이에 극심한 대립이 벌어졌다. 결국 상당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남은 교인들 사이에도 그 문제는 아직 완전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에덴 한인장로교회의 경우는 더 복잡했다.
후임목사를 초청한 은퇴목사가 후임목사의 이단을 들고나와 여기에 동조한 교회 몇 몇 임직자들이 교인들과 대립했다.
여기에 은퇴목사의 은퇴연금 문제까지 겹쳐 은퇴목사를 따르던 일부 임직자가 교회를 떠나는 아픔을 맛보게 된 것이다.
물론 지금은 베이지역에서 부흥하는 몇몇 교회중의 하나로 거듭났지만 에덴한인장로교회도 후임 목회자 선정과정에서 뜨거운 홍역을 치루었던 것이다.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많은 한인 이민교회가 이들 교회처럼 목회자 후임문제로 몸살을 겪는다.
교인들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반목하고 갈라서는 아픔을 겪는다. 서로 편을 갈라 불신하고 비난하며 만나지도 않는다. 이 같은 사태는 교회내 문제로 끝나지 않고 한인사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미국내 한인교회는 그 특성상 목회자의 교체가 잦은 편이다. 교인수가 많은 큰 몇 몇 큰 교회는 한 목회자가 오래 교회를 담임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다수 교회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교회가 영세하다 보니 자질 있는 목회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청빙한 목사도 교인들과의 마찰 혹은 개인적인 사유로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개별 교회가 교단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목회자 청빙을 교인들이 주도한다.
그러다 보니 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소규모 가족 중심의 이민 교회는 대부분 후임 목자를 선임할 때 교단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교단에서 충분한 검증을 걸쳐 후임목사를 임명할 경우 교인들간에 후임자 선정을 둘러싼 분란의 소지가 적어진다.
그러나 독립체제로 운영되는 교회들은 후임자 선임시, 퇴임 목사의 추천과 교인들로 구성되는 ‘목사 청빙 위원회’에 의존하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는 수가 많다.
이 과정에서 교인들 사이에서는 의견다툼이 벌어지게 되고 주도권을 쥔 측이 후임목사 선정의 결정권을 쥐게 된다.
이 싸움에서 밀린 측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계속 싸움을 벌이다 이도 저도 안되면 교회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조은석 목사<샌프란시스코 금문장로교회>는 이에 대해 "아직 이민 교회가 소규모 체제를 탈피하지 못하고 구멍가게식 운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조 목사는 한인교회가 이러한 분란에서 벗어나려면 미국교회처럼 교단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후임자 선정과정의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명명백백한 선정기준을 미리 정해 놓고 철저하게 그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러나 뜻 있는 교인들은 후임자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는 목회자와 교인들의 욕심에 있다고 토로한다.
목회자나 교인들이나 교회를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목회자들은 자신이 교회를 키웠으므로 자신이 좌지우지 해야한다는 보상심리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교인들은 자신들이 헌금을 해서 운영되는 교회니 만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회는 목회자의 것도 교인들의 것도 아닌 하나님의 것이라고 뜻 있는 교인들은 강조한다.
목회자나 교인들이 교회에 대해 세속적인 욕심을 갖지 않으면 후계자 임용을 둘러싼 문제가 생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산타클라라 하나님의 교회의 경우는 그런 의미에서 후임자 교체가 모범적으로 이루어진 사례로 꼽힌다.
우성엽 담임목사는 5년여간 이 교회를 개척, 교인수가 2백여명으로 불어나는 부흥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는 ‘교회는 하나님이 주인’이라는 의식으로 지난 3월 미련 없이 중국 선교에 나서 후임자 교체에 아무런 잡음을 빚지 않았다.
목사는 재임 중 교회를 통해 하나님 말씀을 사람들에게 바르게 전하는 일이 소임일 것이다. 여기에 개인적인 욕심이 가미되면 그 전하는 하나님 말씀은 생명력을 잃는다. 목사가 교회를 떠나면서 지나친 보상을 요구한다든지, 자질이 모자라는 목사를 담임으로 추천하는 일은 교회의 분란을 자초하는 일이다.
그 결과는 교인들의 목회자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난다. 교인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목회자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교인들도 그렇다. 교인들이 교회를 가는 이유는 하나님 말씀을 듣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오직 이것만 붙잡고 매달리면 된다는 지적이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목사나 교인들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문제삼아 사회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분란을 야기하는 것도 어떤 이유로든 교인다운 행동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원기목사<휄로쉽교회>는 자신의 저서 ‘진실이 있는 목회를 하고 싶다’에서 "요즘 교회를 보면 하나님에 대한 ‘열정’과 ‘열심’도 없이 명예욕이나 개인 성공주의에 사로잡혀 매너리즘에 빠진 목회자와 교인들이 너무 많다"며 "이들 때문에 교회에서 참으로 근심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별취재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