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정삼품 소나무’라는, 보기에도 기품과 위엄이 넘쳐 나라에서 벼슬까지 내린 나무가 있지만 미국에도 연방정부가 주간 고속도로를 우회시켜 건설했을 정도로 대접받는 떡갈나무가 한 그루 있다.
볼티모어 벨트웨이 외곽의 95번 주간고속도로 남향선의 구불구불한 길 가운데 있는 키가 68피트고 나이는 300세가 넘은 ‘아버터스 오크’가 그 나무로 지난 30년 동안 볼티모어 카운티 남서쪽의 작은 블루칼러 마을 아버터스 주민들이 잡초도 뽑고 가지도 쳐주면서 돌봐왔다. 이 나무를 입양한 아버터스 커뮤니티 어소시에이션 회장 C.J. 보크먼은 "연방정부가 I-95와 695 고속도로를 주변으로 돌아가도록 건설했을 만치 훌륭한 나무입니다. 그렇게 오래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은 보존하고 싶어지지요"라고 말한다.
원래 이 나무를 맨 처음에 돌보기 시작한 것은 아버터스 라이온스 클럽이었다. 1972년 무렵으로 당시 이 나무는 병이 들어 죽어갈 지경이었다. 잡초와 작은 나무들이 가득 자라서 떡갈나무의 목을 죄고 있는 형국이라 이 클럽은 연방삼림국에서 전문가를 초청, 조금 돌봐주면 살려볼 만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라이온스 클럽은 그 해에 이 나무에 "아버터스 오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을의 상징으로 자리잡기를 바라서였다.
국제 원예협회의 미드 애틀랜틱 지부장 낸시 허윅은 "도심 지역에서 나무가 그렇게 오래 자라는 것은 정말 드물다"면서 "나무는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버터스 주민들과 그 나무의 관계는 매우 감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나무가 한창 자랄 때였을 17세기 말에 주위의 길은 말들이나 다니고, 인디언이 출몰하며, 신세계 정착민들은 영국 왕이 통치하고 있었다. 조지 워싱턴이 태어나기 30년도 더 전이었다. 1832년에 이 떡갈나무가 서있는 땅은 이 일대에 85에이커의 땅을 가졌던 이매뉴얼 웨이드의 소유였고 1954년, 연방정부가 주간 고속도로를 짓기 위해 이 땅을 사들였지만 이 나무만은 보존하기로 결정됐다. 주 고속도로청 대변인 데이빗 벅은 "도로 건설 계획을 바꿨죠. 나무가 다치지 않도록 램프의 위치도 변경시켰습니다"고 말한다.
연방정부 관계자들은 밑둥의 직경이 12피트인 이 나무의 수령은, 메릴랜드주가 미 건국 200주년 기념나무로 지정한 1976년에 283년을 넘는다고 계산했다.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이 나무 주위를 파헤치던 인부들은 인디언 유물들을 발굴, 주위에 85피트 너비의 그늘을 드리워주는 이 나무를 인디언들도 모임장소로 이용했는가보다는 추측을 낳게 했다.
독립전쟁 때인 1781년에 라파예트 장군이 이 나무를 지나 엘크리지로 갔다는 전설도 남아 있는데 어쨌든 이 나무는 이 지역 일대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지만 아직도 볼 때마다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고 이 마을에게 60년 동안 살아온 조지 켄드릭은 말한다.
라이온스 클럽이 주위에 담을 두르고 명패를 세웠고 누군가 그 안에 이매뉴얼 웨이드의 비석을 세워놓은 이 나무는 라이온스 클럽이 1980년대 중반까지 돌보다가 1996년부터는 아버터스 커뮤니티 어소시에이션이 이어 받았다. 협회원인 조 프레즌이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근처를 지나가다가 이 나무를 보고 그 완벽한 형태에 다시 매료돼 제임스 멀론 주니어 주의원의 도움을 얻어 나무 주위에 세운 담의 페인트를 새로 칠하고 잡목들도 제거했다.
"대단히 위엄 있는 나무입니다. 정부가 고속도로를 비껴 놓을 정도이니 그 위엄을 짐작하시겠죠"라고 멀론도 감탄하지만 정작 아버터스 주민 중에는 이 나무를 한번도 못 본 사람이 많다. 그 위치상 사람들이 시속 65마일로 지나가기 바쁜 고속도로에서는 눈여겨볼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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