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들이닥친 강추위도 축구사랑 열기를 얼리지는 못했다.
미국과의 개막전에서 불의의 1패를 당해 위기에 몰린 한국축구가 쿠바··를 상대로 조예선 마지막 승부를 벌인 23일밤 패사디나 로즈보울 구장 안팎에는 거센 바람을 동반한 추위가 엄습했으나 골드컵 골드사커의 한순간 한순간을 지켜보려는 축구팬들의 열띤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특히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KTF(코리아팀 파이팅) 회원 34명은 체감온도 0도(섭씨) 이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특유의 붉은 색 유니폼만을 입은 채 본부석 아래 왼쪽 스탠드 한켠을 진을 치고 90분 내내 북과 나팔로 분위기를 돋워가며 ‘태극전사 기살리기’를 주도했다.
대한민국 연호하며 입장
⊙…KTF 회원들은 한국-쿠바전에 앞서 과테말라-엘살바도르전이 한창인 오후 8시쯤 대형 태극기를 앞세운 채 일제히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경기장에 입장. 이들을 선도한 김문철(26·전주대4)씨는 아예 웃통을 벗어제낀 채 몸통에 태극기와 코리아 팀 파이팅이라고 ‘바디페인팅’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추위에 움추린 한국선수들
⊙…경기 직전 대회기를 앞세우고 양팀 선수들이 입장하는 순간 관중석과 기자석에서는 일순 한국과 쿠바의 기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돌기도. 이는 추위에 어지간히 이력이 난 한국 선수들은 온몸을 잔뜩 감싼 치렁치렁한 외투를 입고 나선 반면 겨울을 모르는 쿠바 선수들은 반바지 반팔 유니폼을 차려입고 식전행사를 치렀기 때문. 경기가 시작된 직후에도 한국선수들은 잔뜩 움츠린 반면 불과 이틀전 미국과 격전을 치른 쿠바선수들이 오히려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안타까운 탄성을 자아냈다.
미 언론들 한국 취재열기
⊙…주류언론 기자들은 미국팀의 경기가 없음에도 한국전을 관전하며 태극사커 바로알기를 위해 취재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서도 올 여름 한국행과 관련해 숙소와 교통편에 대해 문의하는 등 사전준비에 분주한 모습들. ESPN의 제이미 트래커 기자는 약20명의 취재진이 월드컵 취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서울의 숙소에서 한-미전(6월10일)이 열리는 대구까지 가는 교통편과 요금 등에 대해 꼬치꼬치 깨묻기도.
TV중계 보며 응원 함성
⊙… LA 코리아타운 등 한인밀집 거주지는 물론 외곽의 한인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히스패닉 갈라비전 TV중계에 눈을 고정하고 ‘가내 응원’에 열을 올렸다. 선약 등 개인사정때문에 미처 귀가하지 못하거나 유선방송에 가입하지 않아 갈라비전 TV시청이 안되는 한인들은 아예 레스토랑 스포츠바 등에 진을 치고 늦은 식사를 겸한 화상응원으로 축구사랑을 표출. 한편 본보 편집국에는 시청자의 거주지와 유선방송 가입회사에 따라 갈라비전 채널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한인들로부터 몇번에서 중계하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쳐 드높은 열기를 새삼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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