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법한 남녀 6명 소박한 ‘사랑찾기’
▶ ★★★★(5개 만점)
6명의 30대 고독한 남녀들이 사랑 찾느라고 수줍어하고 고민하고 또 그리워하고 갈등하는 모습들이 순진하기만 한 로맨틱 코미디다. 1995년 ‘도그마 선언’(덴마크 영화계서 나온 영화의 순수성 고수를 위한 선언으로 인공조명과 특수효과 불사용, 수동식 카메라와 생음악 사용 등이 주요 골자)에 따라 만든 덴마크 영화로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모두 호감 가는 사람들이 서로들 관계를 맺느라 불협화음으로 일으키다가 종국에 아름답게 화음을 자아내는 내용을 페이소스와 유머를 고루 잘 섞어 묘사한 매력적이요 기분 좋은 영화다. 대사와 인물묘사가 뛰어난데 그것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사실적이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녔다.
갓 상처한 뒤 신심에 회의를 갖게 된 젊은 목사 안드레아스(안더스 W. 베르텔센)가 코펜하겐 한 동네의 악의가 있는 노목사를 대신하러 와 호텔에 여장을 푼다. 이 호텔의 매니저는 덩지는 크지만 수줍음을 몹시 타는 요르겐(피터 간츨러)으로 그는 자신의 여성관계 실패의 원인이 성행위 불능 때문이 아닌가 하고 고민한다.
요르겐은 자기 호텔식당 매니저로 이탈리아 축구의 광적인 팬인 할-핀(라스 카룬드)과 친구 사이인데 성질 급한 할-핀은 수시로 손님들을 모욕, 해고당한다.
빵 가게 종업원 올림피아(아넷 스토벨벡)는 성질 못된 아버지를 혼자 돌보는 수줍음 많은 여자인데 안드레아스에게 깊은 호감을 느낀다. 안드레아스도 그런 마음은 마찬가지다. 이탈리안 식당 웨이트리스로 이탈리안인 아름다운 줄리아(사라 인드리오 옌슨)는 요르겐을 사랑하나 속만 앓는데 요르겐 역시 마찬가지.
직장에서 쫓겨난 할-핀은 우연히 동네 미장원엘 들렀다가 주인 미용사 카렌(안 엘레오노라 요겐슨)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카렌도 할-핀에게 호감을 느끼나 그녀는 혼자 알콜 중독자인 어머니를 돌보느라 채 사랑에 마음을 쓸 여유가 적다.
이 사람들은 동네 공회당서 매주 저녁 한번씩 있는 이탈리아어 수업에 참가하며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런데 교사가 병이 나면서 이탈리아어로 축구용어 몇자 아는 할-핀이 대신 그 자리를 맞게 되면서 우스운 일들이 벌어진다(왜 줄리아가 안 가르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들은 마침내 베니스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 로맨틱한 도시에서 사랑들이 본격적으로 영근다.
상실과 슬픔과 종교 그리고 고독과 사랑의 이야기가 따뜻하고 인간미 풍부하게 그려진 재미있는 영화다. 코펜하겐의 칙칙하고 을씨년스런 겨울을 배경으로 한 착한 사람들의 마음 다한 상대방 찾는 얘기여서 그 온기가 더욱 훈훈하니 느껴진다. 감독은 여류 로네 쉐르픽. R. Miramax. 로열(310-477-558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