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텍사스 특급’이라 불러다오.’
박찬호(28)가 마침내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프리에이전트(FA) 박찬호는 지난 22일 레인저스와 5년간 7,100만달러에 입단계약을 체결하고 텍사스 알링턴의 레인저스 홈구장 ‘더 볼팍(The Ball Park)’에서 입단 공식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로써 박찬호는 지난 1994년 미국에 건너오며 시작된 8년간의 LA 다저스 커리어를 마감하고 레인저스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레인저스의 넘버 1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된 박찬호는 내년 4월1일 오클랜드 A’s와의 시즌 개막전 원정경기에 레인저스 선발투수로 등판, 레인저스 공식 데뷔전을 갖게 될 전망이다. 레인저스는 메이저리그는 물론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10년간 2억5,200만달러)의 주인공인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속해있는 팀.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최악의 팀 방어율을 기록했던 빈약한 투수력 때문에 가공할 화력의 ‘활화산 타선’에도 불구, 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레인저스는 이번에 박찬호 합류로 훨씬 향상된 투수력을 앞세워 내년 시즌 플레이오프를 꿈꿀 수 있게 됐다.
박찬호의 계약조건은 첫 해(2002년) 연봉 1,100만달러를 시작으로 2003년 1,200만달러, 2004년 1,300만달러, 2005년 1,400만달러, 2006년 1,500만달러로 5년간 총액 6,500만달러. 평균연봉은 1,300만달러다. 하지만 박찬호는 내년시즌이 끝난 뒤 다시 FA를 선언할 수 있는 옵션이 있고 레인저스는 내년 11월10일까지 추가로 600만달러를 다음 4년간 분할지급하기로 결정하면 이 옵션을 사들일 수 있어 총액은 7,100만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평균연봉이 1,420만달러로 늘어나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중 평균연봉 순위로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평균 1,545만달러, 구단은 1,030만달러 주장), 콜로라도 로키스의 마이크 햄턴(1,512만5,000달러), 다저스의 케빈 브라운(1,500만달러), 양키스의 마이크 무시나(1,475만달러)에 이어 5위가 된다.
이미 지난 20일 오후부터 흘러나온 언론보도로 박찬호의 레인저스 입단은 거의 기정사실이었으나 당초 현지시간 오후 1시로 예정됐던 입단 기자회견이 오후 4시에 이어 오후 6시로 잇달아 연기되자 한때 혹시 무슨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더 이상 문제없이 오후 6시(LA시간 오후 4시) 다소 흥분된 분위기에서 열렸고 박찬호는 공식적으로 레인저스 멤버가 됐다. 구단주 탐 힉스는 "마침내 우리도 넘버 1 선발을 얻었다"고 기뻐했고 제너럴 매니저 잔 하트도 "우리도 오늘을 기해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찬호는 기자회견에서 다저스 입단 첫해인 지난 1994년 샌안토니오에 있던 더블A팀에서 뛰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이제는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신을 수 있게 됐다"고 조크를 던져 좌중을 웃기기도 했는데 "꼭 월드시리즈 챔피언링을 텍사스 레인저스로 가져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자신을 미국에 이끈 전 구단주 피터 오말리에 특별한 감사를 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박찬호는 전날 댈러스에 도착해 이날 오전 구단에서 실시하는 정밀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허리와 팔꿈치, 어깨에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계약이 무난히 이뤄졌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기자 회견이 늦어진 것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을 협의를 거쳐 조율했다. 하나 하나 명시하고 결정할 것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힉스 구단주와 하트 단장은 물론 레인저스의 간판스타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4번타자 라파엘 팔메로가 참석, 팀의 새 에이스 박찬호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