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퀸즈 메도우 코로나 파크 안에 있는 뉴욕 과학관에 가면 재미있는 전시가 많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학교 견학 코스로, 방과후 학교나 여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보통 십여 차례 이상 다녀왔어도 번번이 가고싶어 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과학의 원리를 응용한 놀이거리가 있다.
앞에 선 관람자의 몸짓 크기에 따라 음악 소리가 신나게 들려오는 방이 있고 얼굴 부위별 체온이 빨주노초파남보로 나타나기도 하고 조용히 귀기울이면 유리관의 길이와 굵기에 따라 다른 소리가 들려오는 가 하면 커다란 비누방울을 마음껏 만들었다 터뜨렸다 할 수도 있다.
최근 이곳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두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과학관 3층 특별관에서 열리고 있는 “외계인/ 가능성의 세계” 전시물 중 ‘바람의 변화’이다.
오는 9월 2일까지 지구 생명체의 진화 과정과 다른 혹성의 세계를 보여주는 여러 물체 중에서 유독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그것이 전시물 중 가장 그로테스크하지 않은 것이기도 했지만 미니추어 사막에 부는 바람의 방향이 관람자가 직접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유리 박스 안에 하얀 모래 언덕이 있고 한 구석에 소형 바람 기구가 설치되어 있어 밑을 내려다보며 방향키를 조정하면 그에 따라 바람이 몰아쳐 사구(砂丘)가 형성되었다 날아갔다 한다.
바람이 우주의 대기를 날아다니는 것을 상상해 보라.
유리 박스를 내려다보며 마치 만물의 조화를 관리하는 주재자(主宰者)가 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지구상에 비와 눈을 마음대로 내리게 조정하는 기분, 짜릿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페니실린(Penicillin))이다.
1928년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 교수의 간략한 소개문과 함께 들것에 누운 군인에게 군의관이 페니실린을 주사하는 흑백 사진, 페니실린 정제 약병과 캡슐, 플라스틱 작은 뚜껑이 달린 옛날 약병이 전시되고 있다.
1998년 발기제 비아그라를 출시한 것으로도 유명한 뉴욕 제약회사인 “파이저(Pfizer)사가 처음 페니실린 대량 생산공장을 만들고 1944년 3월 제 2차 세계대전에 이 약을 공급하기 시작, 전쟁을 이기게 한 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코너는 별로 눈에 띄지 않게 초라하지만 정말이지 감동적이다.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위대하고도 우아한 곳이다.
감염성 세균을 죽이는 초록색 곰팡이-페니실린은 인류를 죽음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킨 최초의 항생제로서 인간의 생명을 수없이 구해 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상치되면서도 통일성이 있다.
바람을 주재하는 절대자의 역할은 잠시 잠깐인 것이다. 그 잔재미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은 돌아서는 순간 느끼게 된다.
찰나적인 재미를 잊지 못해 가다가 다시 돌아와 해보지만 역시 순간적 일뿐 바람의 조절키를 놓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6, 7월 들어 한인사회의 단체장, 신임회장 및 이사장, 새로운 집행부가 10여 군데 이상 출범하였다.
비단, 단체장이나 도민회장, 지역한인회장뿐만 아니라 윗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 자리를 떠나면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페니실린처럼 숭고한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영원하다.
“상처를 통해 침입한 세균 때문에 고통받고 죽어 가는 환자를 위해 세균을 죽이는 약을 발견하겠다”는 소박한 개인인 플레밍의 간절한 열망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생명을 살렸다.
새로운 회장이나 위원이 등장하고 사라지고 또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는 가운데 누구든 ‘봉사’하는 자리인 자신의 위치를 잘 아는 것, 어느 자리에 있던 소박한 자신의 임무를 다하면 그의 이름은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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