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담배 피우길 좋아했던 한 청년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담배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어서 흡연자와 같은 방에 있는 것을 가급적 피하려 한다. 그러나 이 청년은 종종 생각이 난다.
내가 ‘영’을 처음 본 것은 그가 열여섯살이었을 때다. 40여년전 한 고등학교에서 나는 그의 담임선생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교회 목사로 40대 중반에 이 아들을 얻고 무척이나 그를 귀여워했다. ‘영’은 집이 60마일이나 떨어진 곳에 있었으므로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하숙생활을 했다.
그곳에서 그는 흡연을 배웠는데 학교는 서캐나다 선교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던지라 학생들의 흡연을 금하고 있었다. 담배를 피우다 들키는 날이면 학교에서 자동적으로 쫓겨나게 되어있었다.
나는 ‘영’이 몰래 담배 피우는 것을 여러차례 적발했으나 그는 다시는 담배피우지 않겠다며 제발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내게 사정했다. 나는 교사로서 이를 보고해야 했으나 그가 학교에서 쫓겨나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어느날 다른 선생이 그가 화장실에서 담배피우는 것을 보았고 ‘영’은 교장실에 불려갔다. 졸업을 불과 일년 몇 개월 남기고 그는 퇴학명령을 받았다. 눈물 흘리는 늙은 아버지와 함께 학교를 떠나는 그를 보며 내 마음이 무척이나 아팠다. 그를 그냥 학교에 다니게 할 권한이 없는게 비참하게 느껴졌다.
‘영’이 열일곱살이 되자 부모는 그를 결혼시키기로 작정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한 교인의 딸을 생각했다. 그녀는 예뻤고 마음씨도 좋았다.
목사는 아들이 그 처녀에게 부족하다는 걸 알았으나 어쨌든 시도해보기로 했으므로 자신의 양심과는 반대로 행하게 되었다.
어느 여름날 저녁, 목사는 처녀 아버지가 논에서 일끝내고 돌아올 때쯤해서 찾아갔다.
“신선생, 오늘 심방은 다른 때와는 좀 다른 것입니다.”라고 목사는 말했다. “아시다시피 내 아들은 좀 좋지 않은 아이입니다. 담배를 피어 학교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오늘 당신에게 부탁하려 합니다. 딸을 제 며느리로 주시겠습니까?”
처녀의 아버지는 뜻밖의 요청에 놀랐다. 처음에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는 아내와 딸을 불러 그들 의견을 물었다. 반대는 없었다. 처녀 어머니는 “목사님은 무엇이 가장 좋은지 아십니다. 우리는 목사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래서 ‘영’은 아버지 교회에서 이 아리따운 처녀와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얼마 안가서 ‘영’과 신부는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그들은 행복을 느꼈고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그러나 ‘영’은 담배피우는 습관을 여전히 계속했다.
그가 담배 피울 때는 아내에게 아버지가 오는지 지켜보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그녀는 문밖에서 망보는 사람이 되었다. 아내가 경고를 보낼 때마다 그는 담배불을 끄고 창밖으로 담배를 내던졌다.
결혼 1년후 ‘영’의 아내는 건강한 아들을 잉태했다. 몇 년 후 또 다른 아들을 가졌다. ‘영’은 일하지 않았으므로 아버지에게 의지해서 살았으나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부모는 자녀와 손주들에게 둘려싸여 늙도록 사는게 너무나 행복할 따름으로 보였다.
어느 날, ‘영’은 병들었고 몇주 후에 세상을 떠났다. 온 가족이 슬퍼했다.
‘영’의 아내는 남편 무덤을 혼자서 매일 찾아갔다. 그곳 땅에 담배를 꽂고 불을 붙였다. 그는 남편이 계속 행복하길 원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무덤에서 담배불 붙이는 의식은 여러해 동안 계속됐다.
필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다른 학교에서는
독일어를 가르친바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했으며 1998년 5월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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