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생들은 개학을 맞으면서 학교로 돌아간다. 더구나 한 학년씩 올라가면서 새로운 좋은 친구들을 사귀기 원하며 공부도 더욱 열심히 하기를 원하는 심정은 모든 학부모들의 바램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얼마전 중학교 남녀학생 8명과 그룹상담을 하였다. 모든 아이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갖고있는 부모님과의 갈등과 학교생활의 문제점을 토로했다. 깜짝 놀란 사실은 학생들이 나름대로 부모님을 깊이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는 현실이었다. 때문에 학교에서 소수민족 학생으로서 당하는 어려운 일과 수모를 부모님께는 결코 얘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나 가슴아파 할까 염려해서이다. ‘에그롤’ ‘칭크’ ‘찹수이’ ‘김치’ 등이 우리 자녀들의 별칭이다. 우리 나라에서 외국인들을 가리켜서 ‘짱께’ ‘쪽발이’ ‘코쟁이 양놈’으로 부르는 사실을 짐작해 보면 아마 대개 상상되리라 믿는다.
이민생활을 하는 부모님들도 힘들고 고달프지만, 우리의 자녀들도 학교와 사회에서 어려운 난점을 많이 앉고 있다. 주위의 친구들과 어울려서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고 친구를 따라서 머리모양도 바꾸고, 옷도 유행을 따르다 보면 어른들에게 많은 꾸중과 잔소리를 듣게되고,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따르다 보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따돌림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고비를 어떻게 넘겨야 할 것인가. 우리 모두 심사숙고 해야할 과제이다. 한가지 해결방안을 나눠보고자 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사춘기 시절부터 보호자와 교육자의 위치에서 프렌드, 친구의 자리로 탈바꿈해야 한다. 영어의 ‘프렌드’라는 단어는 우리말의 친구와는 관념의 차이가 있는 말로써 부모의 프렌드 역할이 격하되는 위치는 물론 아니다. 프렌드란 나이, 이성, 사회직위, 인종, 국적을 초월하여 서로 진정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사이를 일컫는다. 좋은 일, 어려운 일, 힘든 일들을 서로 정직히 대화하는 가운데 더 깊은 이해와 사랑을 이뤄나가는 사이가 프렌드인 것이다.
많은 부부가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하며, 부모 자식간에도 프렌드라는 용어를 애용한다. 유교관념에 깊이 베인 부모들 중에는 형제끼리도 장유유서의 순서가 있는데 부모 자식사이에 언어도단이라고 일소에 부치는 분들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들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탈선, 절망, 가출 심지어 자살소동에서 피할 수 있게 한다면 얼마든지 노력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은가?
경험으로, 아량으로, 경제적으로, 또 내리 사랑으로 우위에 있는 부모들이 먼저 솔선해서 ‘친구협정’을 제시해야 한다. 잘하는 것은 아낌없이 칭찬하고 부족한 점은 자녀들에게 정직한 자세로 인정하고 배워가며, 잘못하는 점은 사랑과 인내로 타일러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의 하나인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 이민생활이란 핑계로 너무 상처를 받지 말아야 될 것이다. 진정한 프렌드는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다. 한없이 주고 또 주는 영원한 관계이다.
교육이란 문자 그대로 가르치고 보살펴 기른다는 뜻이다. 부모들의 가장 보람있고 흐뭇해하며, 또한 가슴아픈 경험을 자녀교육이란 과정을 통해서 체험하게 된다. 자녀들의 모습은 곧 우리들의 거울인 것이다.
* 상담과 문의 (516) 935-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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