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선거는 4년마다 이루어진다. 금년에는 11월 7일이 선거의 날이다. 지난 8월초에는 공화당의 전당대회에서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공화당의 대통령 지명을 받아서 민주당 후보에 도전하고 있다. 민주당은 8월 중순에 전당대회에서 앨 고어 부통령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고 양 당의 선거전은 열을 띠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이며 우리 재미동포는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한인사회에 유리하고 또 한반도의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인지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미국사람들 중 공화당은 돈이 많은 재벌의 당이요, 백인우월주의가 매우 강한 보수정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 반면에 민주당은 이민자의 땅이요, 또 노동자와 중산층이 속해있는 진보정당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민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세우고 공화당은 이민을 반대하는 정책을 선택한다. 한국인들 중 공화당을 선호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수입이 매년 10만달러가 넘는 의사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많이 속해 있다. 그 반면에 수입이 평균 정도이고 중류사회에 속해있는 보통사람이라고 자칭하는 한인들은 민주당에 속해 있다. 한인들 중 수입이 10만달러 이하이고 중하의 수입이 있는 사람이라도 자기의 신분을 높이 평가하는 보수주의자도 공화당을 지지한다. 그 반면 교육수준이 높고 지식인층에 속하고 평등한 사회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을 좋아한다.
미국은 이민의 사회이고 또 중산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당원 수는 공화당의 당원 수보다 3배가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1945년부터 지난 55년간 미국의 대통령선거를 분석해 보면 공화당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이 비등하게 집권했다. 트루먼(1945-53), 아이젠하워(1953-61), 케네디(1961-63), 존슨(1963-69), 닉슨(1969-74), 포드(1974-77), 카터(1977-81), 레이건(1981-89), 부시(1989-93), 클린턴(1993-2001)등 역대 대통령 중 공화당 대통령이 28년간 민주당 대통령이 28년간 집권했다. 금년의 대통령선거에서 2000년대의 미국정치를 이끌어 갈 정당과 대통령은 누가 당선될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몇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전직 총리와 아침식사를 함께 한 일이 있다. 그 분은 6.25동란 때 장군이었지만 5.16군사혁명을 반대하고 전역하여 미국에 유학하고 국제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이다. 그분은 미국에 20년 가까이 살면서 항상 느꼈던 것은 재미동포가 미국의 역사와 정치제도를 공부하고 민주주의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는 한국계 이민자가 200만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보도되었다. 한인들은 머리가 매우 우수하지만 행동은 후진사회 사람들 보다 뒤떨어져 있다고 한다. 한국정치에는 관심이 있지만 미국의 현실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보도되었다.
2000년 11월 7일에 한인 유권자가 모두 다 참여할 수 있다면 미국의 아시아계 이민자 중 제일 투표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한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
앨 고어 후보는 클린턴 행정부의 부통령으로서 자기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지지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공약을 했다. 그러나 부시 후보는 군사력을 강화하고 대북한 정책은 좀 더 도전적이고 강경정책을 선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 단계에서 미국이 강경정책으로 선회한다면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은 물론 한반도에서 전쟁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있는 것이다.
과연 미국의 강경정책은 우리 한민족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고 투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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