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법적 이동에 부정적 영향 안 돼”…파키스탄의 중재 역할도 ‘견제’
▶ “양국 테러·에너지 등은 의견 일치”…루비오, 타지마할 방문

지난 2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왼쪽)과 S.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이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인도가 미국과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정책을 비판하고, 파키스탄의 미국-이란 협상 중재에 대해 '견제구'를 날렸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S.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합법적인 여행객들이 비자 발급과 관련해 직면하는 어려움에 대해 알렸다"고 밝혔다.
자이샹카르 장관은 비자가 미국과 인도의 기술 협력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불법적·비정상적인 이동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지만, 그 결과로 합법적인 이동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기대"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 출신 정보기술(IT) 인력이 주로 의존하는 전문직 H-1B 비자의 신청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5천100만원)로 대폭 인상하고 심사를 강화하는 등 문턱을 높였다.
또 지난 22일(미국시간) 미 이민국(USCIS)은 그간 외국인이 미국에 임시 체류하면서 미국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었던 규정을 변경해 본국으로 귀국한 뒤 신청하도록 했다.
지난달 하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를 '지옥 같은 곳'(hellhole)으로 부르고 '영어 실력이 부족한 인도계 이민자들이 미국 태생 백인을 고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극우 방송인 마이클 새비지의 발언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공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도인에 대한 미국 내 인종차별 발언과 관련해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루비오 장관은 "세상 모든 나라에는 멍청한 사람들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에 오는 사람들 덕분에 풍요로워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이민 제도 개혁은 "이민 위기"에 대한 대응이며 인도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루비오 장관은 해명했다.
또 자이샹카르 장관은 이란 전쟁에서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간 중재 역할을 맡은 데 대해 미국이 파트너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서 양국 간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라는 외교 정책 기조를 매우 분명하게 내세웠다"면서 "우리는 '인도 우선주의'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이샹카르 장관은 다른 쟁점들에 대해서는 양국 의견이 폭넓게 일치했다면서 두 나라가 공통의 이익과 공동의 과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을 "중요하고 믿을 수 있는" 에너지 파트너로 보고 있다면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미국의 제재 문제도 회담에서 논의됐다고 언급했다.
자이샹카르 장관은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에너지 시장이 왜곡되거나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도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중 하나"라면서 양국이 테러와 에너지 문제에 대해 뜻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미국의 에너지 제품이 인도의 에너지 공급을 다각화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 이후 루비오 장관은 주뉴델리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갈라 파티에 참석했다.
파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르지오 고르 주인도 미국대사와 스피커폰을 통해 "우리는 인도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면서 "인도는 나를 100% 믿을 수 있다"고 연설했다.
이어 이날 루비오 장관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의 세계적 유적 타지마할을 방문,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면서 "방문하는 국가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45분간 타지마할을 둘러보고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이 1992년 방문해 찍은 사진으로 유명해진 벤치에서 평소 언론을 피하는 부인 재닛 루비오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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