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긴장에, 통상 분쟁이 겹쳤다. 국제 질서의 안정성과 협력 기반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다중위기(polycrisis)가 뉴 노멀(new normal)이 된 오늘날의 현상이다.
관련해 들려오는 것은 온통 전쟁 소식들이다. 그 시작은 2014년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이후 크고 작은 군사 분쟁이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 고강도 내전으로 발전하는가 하면 대리전 양상으로 변모하는 등 각종 분쟁은 복잡성과 범위가 확대되는 경향이다.
이와 함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군사비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파른 상승곡선은 보이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유럽의 국방비지출은 6930여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990년의 6160여억 달러를 13%이상 상회한 것으로 소련붕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마크했다.
유럽의 국방비 지출은 냉전종식 후 한 때 1990년 수준의 60%미만까지 떨어졌으나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침공을 계기로 증가, 10년 뒤인 2024년에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4년이 지난 현재 러시아의 유럽 재침공 우려가 고조되면서 유럽의 재무장화에 가속이 붙고 있다.
암살, 해저 케이블 절단, 군 시설 파괴 등 러시아의 사보타주는 계속 늘고 있다. 병행해 사이버공격도 심화되고 있다. 유럽이 맞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인가. 유럽국가들 중에서도 동북부 최전선에 있는 국가들의 국방비는 특히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의 국방비는 2024년 한 해에 31%가 늘어났다. 또 역시 러시아와 인접한 스웨덴은 국방비를 34% 늘려 집행해고 노르웨이(17%), 핀란드(16%) 등도 모두 국방비를 대폭 증액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2024년 885억 달러의 국방비를 지출한데 이어 2025년에는 18% 증가한 1070억여 달러로 유럽 전체 국방비 증가분의 4분의 1을 차지, 독일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 군사대국으로 도약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징병제 부활 등을 통한 병력확보도 서두르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18~25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자발적 군복무제도를 가동한다. 영국은 대학 진학을 미루는 청년들의 군 복무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재무장 계획이 그 일환으로 이에 따라 EU는 미군철수에 대비한 10만 명 규모의 신속 대응군 창설을 서두르고 있다.
또 군용 철도 건설, 군수물자 공동 생산,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확대 등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 모양새가 그렇다. 사실상 준(準)전시 상황이라도 돌입한 것 같다.
유럽의 상황과 맞물려 세계의 군사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 총액은 2조630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다가 유럽의 재무장과 보조를 맞춘 듯 트럼프 행정부는 2027년에 1조5000억 달러 대의 국방예산을 책정했다. 그러자 중국도 계속적인 군비증강에 나서고 있다.
뭐랄까. 군사력 팽창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할까. 이 같은 정황에서 세계의 군사비는 오는2030년에는 2조9000억 달러 선을 돌파해 3조 달러 선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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