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양 자서전 출간
▶ 실리콘밸리 성공신화 후
▶ ‘벤처’에서 ‘어드벤처’로
▶ 모터사이클 라이딩 ‘성찰록’

벤처사업가에서 모험가로 변신한 과정을 자서전에 기록한 마이클 양이 길 위에서 찾은 두 번째 인생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벤처 사업을 접고 나서 한동안은 ‘다음엔 뭘 해야 하나’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성공과 좌절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모터사이클을 다시 타게 되었죠.”
실리콘밸리 1세대 한인 벤처 창업가이자 투자자인 마이클 양(한국명 양민정·64)이 자서전 ‘Coming Alive on the Ride’를 펴내며 인생 후반전을 본격적으로 기록했다.
구글 부사장이자 CBS 리얼리티쇼 ‘서바이버’ 우승자인 권율은 “이민자의 도전과 기업가 정신, 그리고 모험의 서사가 깊은 성찰로 이어진다”며 “가장 큰 성장은 불확실함을 받아들일 때 시작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라고 평했다.
300쪽 분량의 책은 한국에서 성장한 그가 14세에 북가주 샌호세로 이주하며 겪은 이민 서사에서 출발한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 속에서 방황하던 그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100cc 야마하 ‘오토바이’를 구입했고, 도로 위에서 처음으로 자유를 체감했다.
UC버클리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고 컬럼비아대에서 석사와 MBA를 마친 그는 벤처 창업가로 도약했다.
1998년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마이사이몬닷컴(MySimon.com)을 창업해 CNET에 약 7억 달러에 매각하며 실리콘밸리 한인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화려한 성공 이후 그의 인생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2007년 두 번째 창업 기업 비컴닷컴(Become.com)의 나스닥 상장이 무산되면서 그는 벤처 사업가로서의 커리어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부모가 있는 LA로 거처를 옮긴 그는 투자자로 활동하는 한편, 오래 가슴에 묻어두었던 모터사이클에 다시 올라탔다.
“‘애마’와 다름없는 BMW 모터사이클을 타면 세상이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바람을 맞으며 달릴 때 비로소 내 삶의 속도를 내가 조절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죠.”
50대 후반에 다시 시작한 라이딩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캐나다 동쪽 끝 뉴펀들랜드, 알래스카 최북단까지 이어지는 4만 마일 대장정으로 확장됐다.
특히 2023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태극기와 성조기를 모터사이클에 달고 알래스카 프루도 베이까지 단독 종주를 완수하며 그의 인생 2막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도 책의 중요한 축이다. 그는 낯선 이들에게서 선의를 배우고 서로를 이어주는 힘을 체감했다고 회고한다. 장거리 라이딩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과 ‘집(home)’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
책 전반에는 한국적 정서인 ‘한’, ‘신나게’, ‘홍익’이 핵심 키워드로 흐른다. 가족사와 이민 과정에서 축적된 감정은 ‘한’으로, 라이딩의 몰입과 기쁨은 ‘신나게’로, 여행 중 만난 사람들과의 연대는 ‘홍익’의 가치로 풀어냈다.
혜화초등학교 동창이자 UC 버클리 동문인 고 칼 박(한국명 박용석) 변호사와의 우정은 책의 정서적 중심축이다. 두 사람은 모터사이클 여행을 함께하며 삶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는데, 절친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작품 곳곳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용석이와의 라이딩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을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그와 나눈 대화와 웃음, 경쟁과 존중은 지금도 제 마음 속에 살아 있습니다.”
마이클 양은 벤처와 모험이 모두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속도를 늦추고 감각을 열 때 비로소 삶의 의미가 보인다”며 번아웃과 인생 2막을 고민하는 한인 독자들에게 “성공이나 좌절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Coming Alive on the Ride’ 출판 기념 북토크와 사인회는 오는 7일 LA 한인타운 EK 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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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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