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통화 기점으로 대러 강경론 손바닥 뒤집듯 원위치
▶ WP “푸틴, 지연·허세·아첨 등 전술로 트럼프 구워삶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태도를 다시 바꿨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직후에 노출된 변화인 까닭에 푸틴 대통령의 언변에 다시 설득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마친 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시점에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졌다는 얘기가 쏟아졌다.
변화를 알려주는 단적인 사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제공안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 뒤에는 "토마호크를 많이 갖고 있지만 우리도 필요하다"고 말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면 굳이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전후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논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러시아 본토를 먼 거리에서 정밀하게 폭격할 수 있는 무기로 일부는 이를 우크라이나 전황을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거론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올해 초 미국 정부의 일방적 친러시아 성향 때문에 곤욕을 치른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증폭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해설기사에서 감언이설을 비롯한 푸틴 대통령의 말 기술이 다시 통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이번 전화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가자지구 평화 협정을 주도한 자신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썼다.
자신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푸틴 대통령이 "수 세기 동안 꿈꿔온 중동 평화의 위대한 성취"라고 불렀다는 얘기를 강조한 점에서 아첨의 수위가 일부 노출된다.
WP는 푸틴 대통령의 그간 행동 방식과 국제무대 활동에서 입증된 역량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끌여들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구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전매특허와 같은 다양한 공작 전술을 쓰고 있다는 관측이다.
WP는 아첨을 비롯해 극적인 순간 활용, 지연, 허세, 자랑, 헛소문 퍼트리기, 멜라니아 영부인에 대한 감사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구워삶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를 통해 미국의 추가제재를 막고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저지하며 평화 협정이라는 희망에 계속 매달리도록 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방의 대다수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소모전 지속에 우크라이나보다 우위라고 판단해 장기적으로 완승을 바라보고 시간을 끈다고 본다.
지난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정상회담도 결과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시간끌기 전략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지연책을 쓴다는 우려에 대해 "이런 일을 다루는 데 매우 능숙하다"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17일 내놨다.
여기에 더해 갈등의 원인은 푸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도자간의 '증오' 때문이라며 전쟁의 책임이 양측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접촉 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뒤집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정상회담 전에는 즉각적인 휴전과 이를 달성하지 못할 시 추가 대러시아 제재 등을 경고했다.
그러나 정작 푸틴 대통령을 만나서는 휴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평화 협정을 통한 전쟁 종식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즉각 휴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사이 러시아는 주춤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다시 강화하는 모습만을 보였을 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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