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러 회담 앞두고 눈높이 낮추기… “5분내 좋은 회담인지 알게될 것”
▶ 일단 ‘휴전’ 이룬 뒤 우크라·유럽 포함 추가회담 마련 모색할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를 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4일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공개로 정보 브리핑을 받은 데 이어 오후에는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사회보장법 제정 90주년 기념 포고문 서명 행사를 진행했다.
무려 3년 반이나 끌어온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수 있는 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에 일정을 모두 비운 채 회담 전략을 가다듬는 것 대신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 것이다.
다만, 그는 이번 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는 점을 감안한듯 이날 오전에 공식 일정에 없던 폭스뉴스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한 데 이어 오후 행사에서는 취재진의 관련 질의에 충실히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미·러 정상회담의 성격과 목표, 향후 일정 등을 들여다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푸틴과의 회담에서 자신의 역할을 '평화 중재자'로 미리 규정한 점이다.
우선 그는 이번 회담의 성격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회담' 또는 유럽 정상까지 추가된 '다자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징검다리 회담'으로 못 박았다.
푸틴과의 대좌에서는 일단 일정 기간의 '휴전'을 이룬 뒤에 영토 분할 등을 결정하는 '종전'은 당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협상을 통해 결정할 문제로 선을 그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의 회담이 "후속 회담을 위한 상을 차리는 것"이라며 "두번째 회담이 매우, 매우 중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합의를 하는 회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 집권 2기 취임 후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겠다고 호기롭게 공약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이후 미국의 꾸준한 중재 노력에도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공세가 더욱 거세진 데다 종전을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조건을 서로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러시아에 대해 더욱 심각한 제재(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 대한 2차 제재 포함)를 위협하며 이를 지렛대로 푸틴을 자신과의 회담장으로 끌어내는 데 성공한 만큼 양측의 공세를 잠시 멈추는 휴전을 먼저 이루는 것이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열린 파나마 외교부 장관과의 양해각서 서명식에서 "대통령의 바람은 이런(종전을 위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싸움을 어느 정도 중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분명히 이 전쟁이 더 길어질수록 끝내기 어렵다. 우리가 지금 대화하는 중에도 전장에서 (영토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한쪽이 상대방에 대해 어떤 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게 휴전이 너무나도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휴전'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관세를 통한 '경제적 제재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확신한다"라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할 확률에 대해서도 "25%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내일) 우리는 모두가 어떤 입장인지 발견할 것이다. 나는 첫 2분, 3분, 4분 또는 5분 안에 좋은 회담인지 나쁜 회담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만약 나쁜 회의라면 매우 빨리 끝날 것이고, 좋은 회의라면 가까운 미래에 평화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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