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주제로 온갖 발언 쏟아내…NYT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 기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무려 104분간 온갖 발언을 쏟아냈다.
언론에 공개된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우크라이나와 가자 전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 텍사스주 홍수는 물론 백악관 인테리어에 대해서까지 두서없이 언급했다.
그는 전쟁 등 무거운 주제에 대해 다룰 때는 불만스러운 모습을 보이다가 백악관 인테리어를 언급할 때는 밝은 표정으로 농담까지 하며 좌중의 폭소를 끌어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104분 동안 퉁명스럽고 짜증을 내다가 유쾌한 모습으로 바뀌는 등 감정 기복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그가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으면서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관세 등 중요한 주제가 나왔지만, 이날 회의를 공개한 주요 목적은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였다고 NYT는 해석했다.
회의는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티 놈 국가안보부 장관에게 홍수 피해를 본 텍사스주의 상황에 대해 물었고, 지난 5일 참사 현장을 방문했던 놈 장관은 "비극적이었다"라고 전했다.
이후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가지고 있었던 각종 불만을 토로하는 장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중재 노력에 협조하지 않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진실을 말하자면 푸틴은 우리한테 엄청나게 거짓말(bullshit)을 하고 있다"며 "그는 매번 우리한테 매우 친절하지만 그건 결국 아무 쓸모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라고 비판했다.
분노의 화살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도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임자로 거론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바라보며 "난 당신이 더 맘에 든다"고 말하기도 했따.
기자들과 언론에 대한 불만도 잊지 않았다.
한 기자가 회의에 참석한 팸 본디 법무부 장관에게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해 질문하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들었다.
그는 "아직도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가"라며 "우리가 성공을 거둔 가운데서도 텍사스에서 일어난 일로 비극을 겪고 있는 이 시기에 엡스타인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신성모독과도 같다"라고 비난했다.
또 회의 초반에는 "부패한 언론이 있다면 진정으로 성공적인 국가가 되기는 어렵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있었던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이 이란의 핵프로그램 핵심 요소를 완전히 파괴하지 못했다는 미국 국방정보국(DIA) 초기 평가 보고서를 NYT와 CNN방송이 보도한 데 대한 불만인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회의가 마무리 돼 갈 즈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인테리어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마지막 15분을 백악관 벽에 새로 걸린 그림과 조명, 커튼, 식기, 국무부에서 가져온 대형 괘종시계 등을 언급하는 데 할애했고, 참석자들에게 회의실 천장 몰딩에 금박을 입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기까지 했다.
이처럼 내각 회의 말미에 인테리어와 같은 주제를 언급하는 것은, 아무리 평소 발언에 거침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이례적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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