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 진행된 달라스 미주체전이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미 전역에서 모인 3,000여명의 선수들이 17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며, 스포츠를 통해 친목과 화합의 장을 이뤘다.
지난 20여 년간 미주체전을 현장에서 취재해온 기자로서, 미국 내에서 소수계 중 유일하게 한인사회만이 이런 규모의 체전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은 늘 자부심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매 대회 때마다 반복되는 종합 성적 논란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점수 집계가 모두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폐막식 시간에 맞춰 서둘러 종합 순위를 발표하면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미주체전은 금요일에 시작해서 일요일 오후에 마무리 되며, 선수들의 귀가 일정을 고려해 폐막식은 통상 오후 3시에 진행된다. 문제는 이 시점까지 모든 경기가 종료되지 않았거나, 점수가 아직 최종 집계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 DC 팀의 경우 체전 종합 상황실에서 오후 3시 기준으로 금메달 20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22개로 총 59개의 메달을 획득한 것으로 집계돼 종합 5위로 기록됐다. 하지만 워싱턴 DC 팀 자체 집계에 따르면, 실제로는 금 21개, 은 20개, 동 28개로 총 69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무려 10개의 메달이 점수 집계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폐막식을 한시간 앞둔 오후 2시경, 여자 배구와 남자 농구의 준우승 점수(각 205점)가 반영되면서 워싱턴 DC 팀은 종합 8위에서 종합 5위로 올라섰다.
그 무렵 조직위원장이 상황실에 나타나서 “워싱턴 DC 팀이 사격을 거의 휩쓸었는데, 3위가 아닌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직위원장 입장에서는 최소한 종합 1-3위 발표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상황실은 “휴스턴”이라고 답했고 조직 위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휴스턴을 3위로 발표하면서 시상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후 LA팀의 테니스 성적이 뒤늦게 반영되면서, 실제로는 LA가 3위였음이 밝혀졌다. LA팀은 강력히 항의했고, 조직위는 결국 양해를 구한 뒤 LA와 휴스턴 두 팀을 공동 3위로 발표하게 됐다.
문제는 오후 3시 폐막식을 기준으로 모든 경기와 집계를 종료해버리면서, 결과 발표가 미흡해지고 오류가 생기는 점이다. 김덕만 워싱턴 DC 선수단장은 메달 10개가 집계되지 않은 것을 들며 “메달 집계에서 워싱턴 DC는 달라스에 이어 두 번째이며, 종합점수를 봐도 3위를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체전이 끝난 후에도 성적을 둘러싼 구설수가 계속 생기는 것은 체전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체전 조직위는 다음 대회부터는 점수 집계를 충분히 마무리한 뒤 성적을 발표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폐막식을 오후 5시로 미루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모든 참가자가 폐막식에 반드시 참석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사실 폐막식에는 입상 관계자들만 참석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제안하고 싶은 것은, 미주체전도 올림픽처럼 메달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종목별 점수가 다르고, 참가 점수까지 포함되다 보니 메달 수로는 2위인데도 종합 점수는 5위가 되는 등 혼란이 생기기 쉽다. 누구나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기준으로 순위집계가 되면 미주체전은 더 신뢰받고 내실화된 축제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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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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