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기획 새해를 뛰는 한인들
▶ 허 선 교사 (MD 일리노어 루즈벨트고)

학생들과 함께 한 허 선(Bob Huh·가운데) 교사.
“한국어도 배우고 부채춤도 배우며 한국이 좋다고 하는 아이들을 보면 왠지 고맙고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메릴랜드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공립학교 허선 교사(53, 그린벨트 MD)는 5년 전부터 ‘코리안 클럽’(Korean Club)을 운영하고 있다.
메릴랜드 일리노어 루즈벨트 고등학교에서 영어(ESOL)를 가르치는 허 교사는 35년 전통의 ‘일본 클럽’의 영향을 받아 ‘코리안 클럽’을 만들게 됐다. 처음에는 15명으로 시작됐지만 한국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최근에는 K-pop 인기에 힘입어 현재는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코리안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20분부터 5시 30분까지 부채춤, 태권도, 난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K-pop 댄스팀은 여러 곳에서 초청받을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4일 연방의회에서 열린 한인의 날 행사에도 초청되어 공연을 펼쳤다.
‘코리안 클럽’의 활동을 계기로 3년 전부터 한국어 수업이 개설되어 이번 학기부터는 레벨 4까지 운영되고 있다. 한인학생이 거의 없는 학교에서 한국어는 물론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한 타인종 학생들의 열정을 확인하며 허 교사는 “교사로서의 보람뿐만 아니라 이민자로서 한국문화에 대한 자긍심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허 교사는 “어느덧 ‘코리안 클럽’ 졸업생도 생기고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공공외교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클럽’의 경우 30년 이상 꾸준한 지원에 힘입어 사회 각계각층에 진출한 졸업생들의 파워도 대단하고 일본의 자매학교를 방문하거나 교사교류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반면 ‘코리안 클럽’은 대부분 학생들 자발적으로 힘들게 운영되고 있다며 보다 체계적인 관심과 지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당장 대단한 지원이 아니더라도 목요일 오후에 학생들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재능기부 봉사자가 절실하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다양한 한국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늘고 있지만 혼자서 이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한국 드라마나 한국 가수 이야기만 해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4월 2일(목) 제5회 코리안 클럽 공연(ERKR)이 열린다. 그동안 갈고 닦은 춤솜씨를 선보이고 한국어 연극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허 교사는 “과거 부채춤 공연을 준비하면서 부채와 한복이 없어 버지니아 페어팩스 하이스쿨에서 빌렸던 적이 있었는데 혹시라도 망가질까봐 조심스럽게 다루면서도 너무 좋아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기억난다”며 “한인 학생들도 아니고 한국과 전혀 상관없는 아이들이 부채춤을 좋아하는 게 신기하기도 했지만 남다른 감동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감동을 함께 할 한인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410)599-0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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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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