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중후반 이후 호르몬 변화, 참을 수 없는 ‘성교통’유발
▶ 부부 관계까지 망가질 수 있어, 악화되기 전에 치료 받아야
여성이라면 누구나 폐경을 맞게 된다. 폐경은 여성 노화의 한 과정으로 갱년기로 접어드는 40대 중후반과 50대 초반 사이에 발생하는 여성 호르몬 변화가 원인이다. 폐경을 겪는 여성의 절반은 질 건조증과 이에 따른 ‘성교통’(성관계 시 느끼는 통증) 등 매우 불편한 증상들에 시달린다. 그러나 폐경의 증상이 워낙 서서히 찾아오기 때문에 폐경기 여성의 절반은 여성 호르몬 변화에 따른 것이 원인임을 모른 채 불편함을 참고 살아간다.
폐경기를 거치는 동안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성기 질 내벽이 얇아지는 것이 질 건조증과 성교통의 원인이다.
스테이시 린다우 시카고 대학 산부인과 박사에 따르면 에스트로겐 수치 하락은 질 세포뿐만 아니라 요도, 방광, (여성의) 외음부 세포 등 기타 여성 생식기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린다우 박사는 “에스트로겐이 정상 수치로 제 기능을 할 경우 질 조직의 혈류량이 증가해 질의 탄력성이 유지된다”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폐경기 여성 호르몬 변화로 질 내벽에 기생하는 ‘좋은 세균’(the good bacteria)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질 내 산성도가 파괴된다. 결국 질 내 환경이 더욱 건조해지고 뻑뻑해지는 질 건조증으로 발전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폐경기 증상 중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안면 홍조증이다. 안면 홍조증이 나타난 여성 중 약 80%는 수년 내에 증상이 사라지지만 질 건조증의 경우 적절한 치료가 뒤따르지 않으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쉽다.
부인과 전문의들은 일반적으로 질 내벽의 모습과 질 혈류량, 산성도 등을 측정해 질 건조증을 진단한다. 하지만 질 건조증으로 진단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질 건조증으로 진단받은 여성 중 일부는 전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측정 결과 아무 이상 없는 것으로 진단받은 여성이 질 건조증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캐롤라인 미첼 메서추세츠 종합병원 음부 질환 프로그램 박사는 “진단 결과에 상관없이 질 건조증 증상을 느낀다면 치료가 권유된다”라며 “치료를 받은 여성 중 대부분은 증상이 호전된다”라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치료 방법으로는 윤활제, 보습제, 에스트로겐 처방 등이 있다. 성관계 직전 질 표면에 바르는 윤활제는 질 건조로 인해 느끼는 까칠한 통증을 경감시켜준다. 일주일에 3회 정도 사용하는 보습제의 경우 질 내 수분을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얇아진 질 내벽을 통통하게 해주는 에스트로겐은 복용약, 패치, 젤 형태 또는 질 속에 삽입하는 ‘질정’(Vagina Tablet), 크림, ‘질내 고리’(Vagina Ring) 형태 등으로 처방된다.
가장 최근에 FDA의 승인을 받은 성교통 치료제로는 질 좌약 형태의 ‘인트라로사’(Intrarosa)가 있다. DHEA 호르몬이 함유된 이 치료제는 질 세포 내에서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돼 성교통을 완화시켜 준다.
‘미국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최근 소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질 좌약 방법의 에스트로겐 치료법이 보습제나 ‘플라시보’(허약) 질정, 젤 형태의 치료법과 비슷한 통증 완화 효과를 나타냈다.
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법 외에도 다양한 대체 치료법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효능이 입증된 치료법이 드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대체 치료법 중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Probiotic)이 풍부한 요거트를 섭취하는 치료법이 잘 알려져 있지만 질 세균총에 미치는 영향이 없기 때문에 치료 효능은 거의 없다.
인터넷상에서는 질 윤활 작용에 도움이 된다는 대마 성분의 질 세척제가 판매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치료 효능을 입증한 연구가 실시된 바 없다. 그러나 많은 양을 사용할 경우 혈류량을 높여 약간의 이완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몬 처방 없이 레이저 시술을 활용하는 ‘모나리자 터치’(The MonaLisa Touch) 역시 효능을 입증한 보고서가 아직까지 발표된 바 없다.
린다우 박사에 따르면 호르몬 변화와 상관없이 성교통을 느끼는 여성도 있다. 비누 등을 사용해 너무 자주 질 세척을 하는 경우 호르몬 변화 없이도 질 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질 입구 부위에서만 통증을 느끼는 여성도 있는데 이 경우 진통제 연고를 사용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이 있다. 일부 여성은 질 입구 근육 경련으로도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질 관련 질환이 통증 원인이라고 믿고 있던 78세의 한 여성은 엉덩 관절 교체 수술 후 통증이 사라진 경우도 있다.
린다우 박사는 “예전과 달리 여성들의 사고 방식이 많이 개방돼 질 건조증과 같은 폐경 증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여성이 많아졌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라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배우자와의 관계까지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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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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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CVS RITE, 약방 어데고 가든 널린것이 "질" 건조증에 사용되는 윤활유다. 별걸다 걱정거리란다. 부부생활도 좋게하지. ㅎㅎㅎ. 여긴 미국에다 1700년대가 아니여.
기자님 여성지 도 아니고 부적절한 기사인것 같지않아요 ?
폐경기라도 부부관계는 별 문제 없다. 남자도 있기에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면 즐거운 마음을 가지면 땡!!
그래도 하고 싶은 성육은 잇나요? 아니면 남자를 위해서 하는건가요? 궁금합니다.
폐경기 이후 여자들이 신경이 날카로워진 이유가 있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