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잠 설치게 했던 희망의 대여정… 부상투혼에 큰 박수

정현이 26일 로저 페더러와의 호주오픈 준결승서 발바닥 물집이 악화되자 경기 도중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도 잘 했다”
한국 테니스의 ‘신성’ 정현의 담대한 여정은 그랜드슬램 메이저 대회 준결승에서 멈췄지만, 정현이 이번 호주오픈에서 보여준 ‘희망’은 전 세계에서 그의 선전을 응원한 한인들에게 큰 선물이었다.

정현이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 린 발바닥 물집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 <연합>
■발바닥 물집 심각
26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의 호주오픈 준결승 기권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 정현은 사실 노박 조코비치와의 16강전부터 이미 발바닥 물집으로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악물고 정신력으로 버텨냈지만 4강전에서는 부상이 악화해 더는 손 쓸 수 없는 사정이었던 것이다.
정현은 26일 4강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바닥 물집으로 진통제를 맞고 출전했다며 급작스럽게 기권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정현은 기자회견에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정현은 “이미 경기 전에 오른쪽 물집이 심해 생살이 나올 상황이어서 더는 치료할 수 없었다”며 “왼쪽은 사정이 조금 나아 테이핑하고 출전했으나 경기를 하면서 왼발도 오른발 느낌이 날 정도로 부상이 더 심해졌다”라고 말했다. 정현은 “많은 팬과 위대한 선수 앞에서 제대로 뛰지 못할 거라면 아쉽지만, 기권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호주오픈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현에 대한 응원 열기는 한국과 미국 및 호주 현지 등 전 세게에서 뜨거웠다. 호주 수 도 캔버라에서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까지 원정 응원 온 현지 한인 저스틴 한씨가 태극기를 펼치고 응원을 하고 있다. <멜버른-백기훈씨 제공>
■밤샘 응원 열기
정현과 페더러의 호주오픈 4강전이 시작된 26일 새벽 0시30분부터 LA 한인사회에서도 많은 한인들이 뜬 눈으로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정현의 선전을 응원했다.
한국에서도 정현에 대한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정현이 재학 중인 한국체대의 강당에서는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 가운데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고, 한체대 학생들은 종이에 ’정현 가즈아!‘, ’한국체대 테니스왕자 정현‘, ’초코빛깔 정현‘ 등 문구를 적어 흔들었다.
페더러처럼 철저한 몸 관리가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번 호주오픈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하며 ‘테니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정현이 거둔 성과에 모두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정현의 호주오픈 출전을 보기 위해 LA에서 간 백기훈 전 한인테니스협회 감독은 “현지 교포와, 관광객 등 한인 응원단만 수백명에 달했다”며, “정현의 아버지로부터 16강전부터 발에 물집이 생겨 고생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페더러도 덕담
경기 직후 코트 인터뷰에서 페더러는 “첫 세트는 (정현이) 워낙 경기를 잘했다. 이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그러나 2세트 들어 움직임이 둔화했다. 뭔가 문제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부상을 안고 뛰었을 때 얼마나 아픈지 안다. 멈춰야 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도 안다. 이렇게 결승에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아쉽다”며 “대회 기간 보여준 실력을 보면 충분히 톱10을 할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춘 선수다.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축복했다.
■스폰서 쇄도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이룬 정현에게 미국 안경브랜드 오클리 등 다양한 브랜드들의 협찬 제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26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정현의 매니지먼트사인 WME-IMG의 스튜어트 더기드의 말을 인용해 정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6,000명에서 7만 명으로 급증했다며, 기존 스폰서들은 물론 잠재적 스폰서들 사이에서도 정현에 대한 관심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뜨겁다고 전했다.
더기드에 따르면, 2012년부터 정현을 협찬해온 삼성증권은 곧 계약을 갱신할 예정이다. 정현은 삼성증권 이외에 일본 브랜드 요넥스로부터 테니스 라켓을 후원받고 있으며, 의류브랜드 라코스테 등과도 협찬 계약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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