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모바일 앱 통한 ‘캐시리스’ 결제 요구
미국은 스웨덴처럼 현금 대신 크레딧카드와 모바일폰 결제시스템에 의존하는 ‘캐시리스 소사이어티’(cashless society)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현찰거래를 거부하는 레스토랑과 소매업체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샐러드 체인 ‘스윗그린’(SweetGreen)은 현금으로 식사대금을 계산할 수 없다. 이곳에서 모바일페이먼트 혹은 카드결제만 허용된다.
게다가 새로 나온 자판기에서 차가운 코카콜라를 마시려면 카드나 모바일 월릿이 필요하다. 지폐나 코인은 무용지물이다.
미국에서 지폐와 주화는 모든 채무와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인 법정통화로 간주된다. 따라서 카드와 모바일 결제수단만을 고집하는 것은 전혀 미국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 재무부는 민간 비즈니스에 캐시리스 정책을 채택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한다.
상인들을 위한 결제시스템을 만드는 ‘인제니코 그롭’의 전략적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 그레그 버치는 “편리성 때문에 X세대와 Y세대 및 그 이후 세대가 주축이 되어 전자결제 시스템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버치는 “아직은 실험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점포들이 모바일 페이먼트옵션을 추가하거나 스타벅스의 페이먼트 앱과 유사한 자체적인 모바일 월릿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타벅스의 모바일 월릿은 전체 결제의 20%를 차지한다. .
모바일 앱은 젊은 세대 사이에 주가를 높이고 있고 점포들도 이런 추세에 긍정적이다. 현금거래가 사라지면 지폐와 동전의 보관과 이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절도를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불리한 면도 없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익명성의 상실이다. 현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문서로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크레딧카드나 모바일 결제는 추적이 가능하다.
현금거래를 거부하면 저소득 고객들을 차단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도 13가구당 1가구는 은행계좌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이처럼 은행과 담쌓은 가구는 모든 거래를 현찰에 의존해야 한다.
현행 연방법은 상인들로 하여금 어떤 유형의 페이먼트를 받아들일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전국 50개 주 가운데 매사추세츠는 현금거래 거부를 불법으로 간주한다.
매사추세츠에서는 최근 젊은 전문직종 종사자들의 취향에 맞춰 일부 업소들이 현금등록기 앞에 “현금 사절” 팻말을 세워놓으면서 법적시비가 발생했다.
보스턴 글로브의 보도에 따르면 스윗그린은 주 정부의 규정을 접한 후 보스턴 지역 5개 점포들에게 “현찰을 거절하지 말라”는 변경된 지침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 스윗그린의 사장인 카렌 켈리는 “성장해가면서 새로 배우고 고객들과 함께 바르게 적응해가는 것이 우리의 임무 중 일부”라고 강조했다.
정반대로 현금만을 고집하는 레스토랑과 소매업체들도 적지 않다. 숫자만 놓고 보자면 캐시리스 정책을 채택한 업소보다 많다.
고객들은 ‘캐시리스’ 업체보다 ‘캐시 온리’(cash-only) 업소를 더욱 성가셔 한다. ATM을 찾는 빈도수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캐시 온리는 시대역행적 규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거래수수료 문제 때문에 카드가맹점이라 할지라도 10달러 미만의 거래에 대해 현금결제를 요구하는 업소가 적지 않지만 구입가격 관계없이 무조건 현금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게 억지스럽다는 주장이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카드를 받지 않는 스몰비즈니스는 고객 4명당 1명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미국에서 현금이 사라질 위험은 전혀 없어 보이지만 그래야만 할 것이라는 주장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터프트 대학의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현금유통 비용으로 연간 2,000억 달러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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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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