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장이 빠져나간 곳곳에는 먼지뭉치만이 굴러다닌다.이삿짐 박스를 끌고 다닌 자리마다 폐허의 달콤한 냄새 먼지투성이 펜들을 배낭 속에 쓸어 넣는 동안제발 그 가구만은 그대로 놓여있…
[2016-01-26]
아직 일 년은 준비 기간이 필요 하겠어늦어도 내일은 한 세기의 이야기가 그대로 담긴위대한 책을 쓰기 시작할거야태양은 바른 자와 사악한 자 위에 똑 같이 떠오르고봄과 가을은 한 치…
[2016-01-21]
여름이 끝날 무렵 아치스에 갔습니다. 햇살은 무방비로 내리꽂혀 피부를 뚫는데, 바람이 건조하고 서늘하여 견딜만했습니다. 델리키트 아치를 지나 ‘악마의 정원’으로 접어든 뒤, 나…
[2016-01-19]
신부님이 말씀하시기를,옛날엔 신께서 기적을 많이 일으키셨지만, 요즘 세상에는, 모세에게 했듯이 신께서 관목 숲에 불을 지른다면 소방서에서 즉각 달려 올거고 신문사에서는 사진기자를…
[2016-01-14]
오늘밤도 창을 열고 내려다본다요람에 안긴 별들처럼 아늑하게 반짝이는언덕 아래 저, 알렉산드리아얕은 잠을 깨어나 술렁거린다모퉁이를 돌아가는 부두 젊은이들의 취한 듯한 젖은 목소리어…
[2016-01-12]
연못을 가로질러 나는 창을 던졌지노을빛 담수어를 향해허공의 방추 그 주변으로, 안으로, 위로충동과 섬광으로 점화된이 섬세한 엔진날랜 잠자리작고 가벼운 용생각보다 시시한 이미지, …
[2016-01-07]
사랑은 도둑처럼 왔다가 해일처럼 간다무너진 담장 수선하지 마라모가지가 꺾여 후두둑 마른 꽃잎을 놓치는저 마른 꽃대궁을 아파하지 마라깊이 새긴 이름가벼운 손짓에도 살갗에 이는 소름…
[2016-01-05]
편지들은 순식간에 타오르네친구가 현관에 남긴 쪽지,투명한 빨간 종이,나방의 날개처럼 열기를 뿜던,즐거운 공기어느 해든 그래대개 태워버릴 수 있는 것들이지야채의 목록, 끝내지 못한…
[2015-12-31]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견딜 수 없…
[2015-12-29]
나는유명해지고 싶어그래서유명한 나의겸손함을 보여줄 수 있게겸양이란 게대체 무슨 소용있어?내가 이 어둠 속에만갇혀있다면 말야...............................…
[2015-12-24]
혼자 갑자기 여행을 떠난다누군가에게 살아 있을 이유를 준다악어 입을 두 손으로 벌려 본다2인용 자건거를 탄다인도 갠지즈 강에서 목욕한다.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누군가의 발을 씻어 …
[2015-12-22]내 거북이가 종일 아무 것도 먹지를 않네이상하지, 등을 대고 누워서움직이지를 않네간지럽혀도콕콕 찔러봐도코앞에 줄을 늘어뜨려 봐도그냥 누워서 차갑고뻣뻣한 채앞만 바라보고 있네짐은거…
[2015-12-17]
그대 떠난 강가에서나 노을처럼 한참을 저물었습니다초저녁별들이 뜨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낮이밤으로 몸 바꾸는 그 아득한 시간의 경계를유목민처럼 오래 서성거렸습니다그리움의 국경…
[2015-12-15]
자, 이 시는중독자가 아닌 노인매일 브로드웨이 지하철환풍구 사이로 줄을 내려동전을 낚고 껌도 주워내는그 노인에 대한 경례다그는 말한다,평균 하루에 5불 줍는다고그리고 덧붙인다,술…
[2015-12-10]
당신에게 죄를 지었습니다.마음을 저당 잡혀 세상 모든 습속들도당신의 그늘 아래에선 한없이 초라해 보였습니다손가락을 걸고 꿈을 꾸었습니다.꿈 꾼 만큼 세상에 칼날같은 말도 전했습니…
[2015-12-08]박혜숙 ‘어느 여름 날’과수원에 부는 바람은 늙은노인이네; 나무들은그의 장갑 속에 한 백년안긴 채 부드러웠네.또 다시 4월이 되고노인은 아직도 젊은 줄만 아네.수염에서 죽은 잎들…
[2015-12-03]
타관살이 꿈같이 고향산을 맴돌다가비바람 치는 낡은 집에 처자 함께 왔습니다.벼슬 일찍 버린 것 애석할 것 없어요내 재주 원래가 모자란 건데한 세상 건너기가 어려운 줄 알았어요내 …
[2015-12-01]어렸을 적에 아버지께서 친구들과 함께 타르페이퍼로 만든 오두막에 기대어 담배를 말아 피는 것을 바라보곤 했었지. 밀집으로 만든 누런 종이를 손에 들고 자동차와 연장, 그리고 직장…
[2015-11-26]어느 누가 꽃나무에게신에 대해서 신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꽃나무는 몸속의 풋풋한 산도(産道)를 열었다그리고 말없이 허공의 가지마다 가지마다눈부신 꽃을 피워보이었다고지나간 책에 씌여…
[2015-11-24]
할머니께서는 내 입을비누로 닦아내셨다; 거의 반세기 전에.지금도 할머니는 두껍고 독한노란 비누를 들고 다가오시고는 한다.내가 한 말 때문에아니 말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누군가를…
[2015-11-19]




























문태기 OC지국장
민경훈 논설위원
박홍용 경제부 차장
박영실 시인·수필가
양홍주 / 한국일보 논설위원
오인태
옥세철 논설위원
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1994년 처음 등장해 지난 31년간 뉴욕시 전철과 버스 승차권으로 쓰인 메트로카드가 31일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더 이상 메트로카…

다사다난했던 2025년이 하루만 남겨둔 채 역사의 저편으로 저물고 있다. 올해의 가장 큰 뉴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몰아친 이민 …

스마트폰에서 자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부모 통제(parent control)’ 위치 추적 기능의 도움으로 납치됐던 청소년들이 잇달아 구…